알칸타라 ‘옵션 10만 달러’ 두산 협상력 보여준 의미 있는 숫자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2. 12.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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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두산 프런트에서 연락이 왔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가 알칸타라를 영입하려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알칸타라에 관심이 있다는 기사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 협상 중이기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는 9일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알칸타라가 내년 시즌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두산은 그야말로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두 배의 행운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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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두산 프런트에서 연락이 왔다. 알카타라와 관련해 요청할 것이 있다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가 알칸타라를 영입하려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알칸타라에 관심이 있다는 기사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 협상 중이기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일리 있는 부탁이라 생각해 이후 알칸타라와 두산을 연결 짓는 기사는 자제했다.

두산이 알칸타라와 영입 협상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두산이 알칸타라와 계약 했다는 보도 자료가 나왔다.

보도 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두산 베어스는 9일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투수 알칸타라는 두산 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2019년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2020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31경기에서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호투했다. 시즌 후 다승왕과 승률왕,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석권하며 명실상부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2021시즌부터 2년간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63경기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이다.

두산 관계자는 “투구 모습과 세부 데이터를 두루 살펴본 결과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와 커맨드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량과 인성을 모두 갖춘 알칸타라가 야구장 안팎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행복하게 야구했던 두산으로 돌아와 기쁘다. 비시즌 철저히 준비해 다시 한번 최고 위치에 도전하겠다”고 각오했다.

눈길을 끄는 건 몸값이었다. 알칸타라는 1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더 관심이 갔던 건 옵션의 규모였다. 80만 달러가 보장액이고 10만 달러가 옵션이었다.

옵션은 말 그대로 성과에 따라 받아 가는 돈이다. 두산은 이 옵션을 10만 달러에 묶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한신에서 200만 달러를 풀로 받은 투수다. 무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좀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두산도 옵션을 짜게 책정할 필요는 없었다. 알칸타라가 잘하면 팀도 좋은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을 포함하는 것이 꼭 밑지는 장사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그 옵션 마저도 10만 달러로 묶어 놨다. 알칸타라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내년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재계약으로 보상해 주면 된다는 논리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옵션을 많이 붙여 총액을 높이는 모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 스카우트 팀의 협상 능력이 대단히 빼어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리 실패했다 하더라도 일본 프로야구서 200만 달러를 받던 선수를 절반 이하 몸 값에 계약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옵션이라도 늘려 계약 규모를 키울 수 있었지만 두산은 그마저도 차단했다. 대단한 협상력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보도 자료에 포함된 멘트 처럼 두산은 알칸타라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연봉은 최소치로 묶어 놓았다.

알칸타라가 내년 시즌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두산은 그야말로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두 배의 행운을 누리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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