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한 이언주 “과거 민노총 부당한 행태들에 눈치나 보던 자들이 한 마디씩 거들어”

권준영 2022. 12. 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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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 의원, 민노총의 부당함 비판 안 하다 최근 한 마디씩 하는 일부 정치인에 ‘쓴소리’
“정치가 으레 그렇듯 강자를 추종하며 이젠 국민적 지지가 약해진 노동세력 비난”
“이제 권력 향방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니 앞뒤 내용 보지도 않고 막말 퍼부어”
“최저임금 때문에 고통 받던 자영업자들 편에서 싸운 적 있는 자가 얼마나 될까”
“건설노조의 일감독점으로 일거리 못 찾던 건설기계사업자들의 투쟁 현장에 가본 적이나 있나”
이언주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이언주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이언주 전 국회의원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총파업 사태와 관련, 정치권을 겨냥해 "이렇게 세상이 변해가니 과거 민노총의 부당한 행태들에 대해 한 마디도 못하고 눈치나 보던 자들이 이제 너도나도 한 마디씩 거든다"면서 "내가 보기에 참으로 가소롭다"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전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가 으레 그렇듯 대세와 강자를 추종하며 이젠 국민적 지지가 약해진 노동세력을 비난한다"며 "그런데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과거 입도 뻥긋 못하던 자들이 시간이 흘러 이제 권력의 향방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니 앞뒤 내용 보지도 않고 막말로 마구 비난을 퍼붓는 행태다. 권력을 쥐고도 대안은 없다"며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그들(민노총을 비판하는 이들) 중 언제 최저임금 때문에 고통 받던 자영업자들 편에서 진정성 갖고 싸운 적이 있는 자가 얼마나 될까"라며 "언제 건설노조의 일감독점으로 현장에서 일거리를 못 찾아 어려움을 겪던 건설기계사업자들의 투쟁 현장에 가본 적이나 있는가. 언제 그런 구조로 인해 불공정 속에서 몸부림치던 경쟁자들을 대변하거나 변호한 적이 있는가"라고 일부 정치인들을 정조준했다.

그는 "세상 참 우습다. 진정 노동자들이나 약자들의 어려운 현장을 안다면 이제 권력을 갖게 된 지금 민노총 따위나 민주당 등 반대 세력들한테 핏대 올릴 필요가 있나"라며 "책임 있는 집권세력이 그동안 숨죽인 것 화풀이할 때가 아니지 않나. 아니면 과거 눈치만 보고 있었어도 지금 새삼 떠들어대면 용기 있다고 박수칠 것 같은가"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권력이 없을 땐 민노총 등의 부당함에 핏대 올리며 저항하더라도 이제 권력이 왔으면 그 권력을 제대로 써서 대안을 만들고 설득을 하고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핏대만 올리고 끝난다면 그것처럼 무책임한 게 없다. 정작 어려울 땐 외면하다가 다시 큰소리만 치고 실제 바뀌는 게 없다면 결국 싸움을 이용해 편 가르기 하는 또 다른 나쁜 세력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몇 년 지나지 않아 내가 주장한대로 어려운 처지의 노동자를 구하자고 그들을 집단화, 특권화시켜 다른 어려운 노동자나 자영업자들에 대해 불공정 경쟁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데 어렴풋이 공감하는 국민들이 늘어났다"며 "민노총이나 거대노조가 꼭 '노동자편', '약자편', '선한 자'가 아니라는 걸, 그들 역시 그 구조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고 조합비를 걷는 정치화된 세력에 불과하다는 걸 다들 깨닫고 있다"고 현 정치권 상황을 짚었다.

이 전 의원은 "더구나 87년 민주화 이후 노동민주화투쟁의 주축이었던 당시 20대들이 이젠 60이 다 되어가 현재 젊은 노동자들은 과거의 투쟁방식에 익숙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 변화하는 국제경쟁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패자를 짓밟는 일에 몰두할 게 아니라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며 "무조건 강자와 약자, 자본거와 노동자를 갈라치기 해서 표를 얻고 편들어 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키는 게 아니라 노사정이 협력하여 시장의 수요 변화에 노동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글로벌 노동환경의 변화에 맞게 발 빠르게 관련 제도를 개정하고, 낙오되는 노동자들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곡되고 후진적인 시장은 점진적으로 선진화될 수 있도록 해 기업이나 노동자나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정부나 정치권은 그들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지원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전 의원은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 비정규직이라도 살만한 세상 만드는 것, 민노총을 통하지 않더라도 살만한 세상, 기득권이 없는 노동자나 영세한 자영업자들도 뭔가 희망을 품어볼 수 있는 세상을 우리는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이 정치의 책무"라고 글을 끝맺었다.

정치권 및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노총은 오는 14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제2차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취소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4일 총파업·총력투쟁대회는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엄호하고 연대하기 위해 준비했던 것"이라며 "화물연대가 파업을 종료한 만큼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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