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뉴롯데' 변화②]"미래 신사업 동남아로 확대" 해외 공략 속도

이혜원 기자 2022. 12. 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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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8월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인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방문해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점검했다. (제공 = 롯데지주) 2022.12.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사업 전초 기지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을 낙점하고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은 한국·일본에 이은 '뉴롯데의 제3 거점 지역'으로 꼽힐 정도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신시장에서 미래 사업을 도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롯데는 동남아 시장에서 양대 주력인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모든 사업을 철수한 만큼 이를 대체할 해외 시장으로 동남아 시장의 비중과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핵심 천연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4위의 인구(약 2억7640만명) 대국으로 충분한 노동력이 확보돼 있다. 특히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MZ세대가 전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 등 K문화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현지 특성을 살려 도매형 매장과 소매형 매장을 병행 운영해 현재 49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를 구축해 외국 기업이 아닌 현지 기업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안착을 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3년 자카르타에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오픈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내 K푸드 열풍에 힘 입어 한식 등 가정간편식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푸드이노베이션랩(FIL)'을 출범했다. 강레오 쉐프가 이끄는 한국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를 본 딴 모델이다.

인도네시아 파사르 르보에 위치한 '푸드이노베이션랩(FIL) 연구실에서 레시피 교육 이수중인 FIL소속 셰프 (제공 = 롯데지주) 2022.12.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위해 10월 13일에는 강레오 센터장이 직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간다리아점을 방문해 FIL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더불어 연내 자카르타의 세르퐁점에 오픈 예정인 ‘치즈앤도우’ 매장 운영과 고품질 직영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의 레시피를 적용한 K브레드 상품 보강을 위한 레시피 교육도 진행했다.

이러한 교육의 결과로 이달 중 닭강정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 FIC는 FIL과의 화상회의를 정례화해 상품 개발 과정과 레시피 점검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FIL의 운영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 시장에 1998년 롯데리아를 진출시킨 롯데는 2008년 롯데마트(14개점포), 2014년 롯데백화점(2개 점포) 등 19개 계열사를 진출시켜 베트남을 핵심 글로벌 거점 기지로 만들고 있다.

롯데리아의 경우 현재 매장 260여개로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다낭, 나짱, 하노이에 거점을 마련해놨다. 2014년 완공한 지상 63층 규모의 롯데센터는 하노이의 랜드마크 건물로 꼽힌다. 국내에선 규제 등으로 인해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을 선제적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실험하겠다는 게 신동빈 회장의 뜻이다.

모빌리티 분야는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산업 등 또 다른 롯데의 미래 먹거리 역시 아세안 시장에서도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 화학부문에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사업비 39억 달러를 투자해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인 '라인(LI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9월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롯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지난 8월 신동빈 롯데 회장은 특별 사면 직후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선택,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찾아 직접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동남아 시장의 성장가능성과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사인 타이탄케미칼(현 롯데케미칼타이탄)을 인수했다. 이어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내 납사크래커(NCC)를 건설하고, 기존 폴리에틸렌(PE) 공장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진행중인 라인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PL)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등 생산을 통해 연간 20억6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내 최초의 납사 크래커 건설 사례"라며 "현재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50%를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무역수지 개선과 더불어 현지 석유화학산업의 발전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고부가합성수지(ABS) 생산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향후 신규 ABS 공장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롯데 화학부문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롯데는 베트남 호찌민의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에 9억달러(1조23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33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롯데몰 하노이'는 내년 완공하면서 베트남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초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장남 신유열 상무와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상무가 대외 공식 무대에 사실상 첫 데뷔를 하면서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경영에 장남을 본격 참여 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글로벌 경영 변수가 있지만 오는 15일 예정된 롯데그룹 인사 발표에서도 미래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큰 틀의 방향성이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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