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한다던 대종상, 이게 맞아?[스경연예연구소]
분명히 ‘쇄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쇄신’의 방향성이 이게 맞는 건지 물음표가 솟는다. 제58회 대종상영화제가 미숙한 진행력으로 60여년 권위 대신 보는 이의 웃음보만 자극했다.
제58회 대종상 영화제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만에 개최된 시상식이었다.
그동안 대종상 영화제는 ‘뜨거운 감자’였기에 이번 개최 성공 여부가 특히나 관심을 받았다. 한국영화사를 관통하는 유구한 영화제지만, 심사 불공정 논란이 꾸준하게 제기되어왔고 내부적 갈등으로 파행이 반복되어왔다.
특히 2018년 개최된 제55회 대종상영화제는 그야말로 ‘촌극’이었다. 음악상에 ‘남한산성’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감독이 수상했지만 그가 불참한 가운데, 전혀 상관없는 트로트 가수 한 사랑이 대리 수상을 했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가 무대에도 오르기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김지연 대표는 촬영상으로 또 한 번 대리수상자로 무대에 오르자 “시상식 진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가 대리수상을 위해 참석했는데, 상관없는 분들이 수상했다. 매끄럽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한사랑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한 간부의 제안으로 대리수상을 했다. 내키지 않았지만 방송 펑크가 날 것을 걱정해 대리수상자로 참석했다”고 해명해 더욱 논란을 가중시켰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제는 조금 달라졌을까. 아쉽게도 제58회 대종상 영화제 역시 개최 전부터 삐걱거렸다. 대종상 위탁업체인 다올 엔터테인먼트와 손해배상 소송, 개최금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분쟁을 오갔고, ‘혁신’을 앞세워 새로 신설한 대종상 국민심사단 제도 또한 그 방식에 ‘상업적 의도’가 덧입혀져 입방아에 올랐다. 대종상 국민심사단 제도는 남녀 주연, 조연, 신인상에 직접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약 1만 여개의 대종상 NFT를 보유한 사람에 한 해 투표권을 부여한다. 그러나 대종상 영화제 측이 NFT를 10개 이상 구매하면 레드카펫 관람존 초대를, 많이 구매하는 차상위 30명에겐 객석 초대권을, 상위 5명에겐 리셉션 및 단체사진 촬영, 객석 초대권을, 그리고 가장 많이 구매한 1명에겐 이 모든 걸 비롯해 신인상 무대 시상 권한까지 준다고 해 비난을 받았다. 시상식으로 돈벌이에 나섰다는 이미지도 지우질 못했다.
본식도 제작진의 잦은 실수와 음향 사고 등으로 영화제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 한국영화계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영화제 앰버서더로 나섰고, 시상자로 무대 위까지 올라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마저도 수상자가 무대에 이미 올라온 상태에서도 수상자를 발표하겠다며 타이밍 하나 맞추지 못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부문 신설 이유를 알 수 없는 ‘피플스 어워드’ ‘뉴웨이브상’ 등으로 트로피를 나눠주기도. 피플스 어워드 여자부문 트로피를 받은 오나라는 “대종상 너무 재밌다. 상상도 못했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서 그것만 생각했는데,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상’을 받게 됐다”고 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음향 사고 등도 어김없이 발생해 미숙한 영화제란 이미지를 더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종상 영화제 방송 직후 “인플루언서 앰버서더부터 뭔가 싶었는데, 시상도 진중하게 하질 않더라” “NFT는 대체 왜 한 거냐” “유료투표대로 상 줄 것도 아니면서 왜 유료투표를 받아서 시작 전부터 욕부터 먹고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대종상 권위 따윈, 보면서도 헛웃음 계속 나오더라” “일단 대종상 귄위 회복하려면 틱톡커 부르는 것부터 그만해야 할 듯” 등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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