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벤자민, ‘떠나는’ 모리만도…KT와 SSG의 ‘엇갈린 선택’

안승호 기자 2022. 12. 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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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과 올해 SSG에서 뛴 모리만도. 정지윤 선임기자



A투수는 대체 외인투수로 KBO리그로 들어와 지난 6월9일 첫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정규시즌 17차례 마운드에 올라 5승4패 평균자책 2.70에 WHIP 1.02를 기록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는 2.53을 올렸다.

B투수 또한 대체 외인투수로 국내구단에 입단했다. 지난 7월27일 첫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 12경기에 등판해 7승1패 평균자책 1.67을 기록했다. WHIP는 1.06으로 역시 좋은 편이었고, WAR은 3.12.

두 투수 모두 외인투수를 향한 보편적 기대치로는 꽤 괜찮은 활약을 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지만, 짧은 기간에 보인 강렬함으로는 B투수가 조금 더 두드러지기도 했다. 그런데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B투수는 더 이상 보기 어렵다. 반면, A투수는 생존했다.

B투수는 올해 SSG에서 뛴 숀 모리만도(30), A투수는 KT에서 뛴 웨스 벤자민(29)이다.

두 투수의 리그 생존 여부를 가른 것은, 올시즌 보인 경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팀내 사정이 여러 각도에서 작용했다.

SSG는 김광현과 박종훈이라는 경쟁력 있는 국내파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김광현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하던 윌머 폰트가 다른 리그로 시선을 돌리며 에이스 타이틀을 걸 만한 투수가 다시 필요해졌다. 모리만도는 포스트시즌의 부진에도 올해 후반기 경기력을 기반으로 계산 가능한 카드였지만, SSG는 ‘우승 전력’ 유지라는 전제 속에 보다 나은 선수를 원했다. 일정 부분 ‘리스크’를 안고 모험을 선택한 이유다. 류선규 SSG 단장은 “새 시즌 전력 플러스 요인으로 에이스급 투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선발진의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을 기본 과제로 삼았다. KT는 소형준, 고영표, 엄상백, 배제성 등 검증된 국내 선발 자원만 4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명은 선발진에서 빠지거나 대체선발로 뛰어야하는 상황이다. KT는 KBO리그에서 3년을 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를 영입한 상태. KT는 이미 최상위권인 선발진의 뎁스 유지를 위해 오히려 계산 가능한 카드가 필요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벤자민을 두고 “시즌 중반에 들어와 그 정도 경기력을 보인 투수를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모리만도는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4이닝 평균자책 13.50으로 정규시즌 만큼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고, 벤자민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3.00으로 포스트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인 것이 차이라면 차이. 그러나 비슷한 대상에 대한 두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선택에 따른 결과는 내년 시즌 드러난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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