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기사 돈 못번다? “내가 한번 몰아볼게” [백문이 불여IT견]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2. 12. 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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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문이 불여IT견 ◆

유로트럭 시뮬레이터 2 로고 [스팀 캡처]
유로트럭 시뮬레이터 2(유로트럭)는 체코의 게임 회사 ‘SCS 소프트웨어’에서 만든 트럭 배달 게임이다. 이 게임은 2012년 처음 만들어져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팬을 확보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DLC 출시 등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핀란드 포리 지역에서 DAF XG 트럭을 운전하는 모습
유로트럭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감이다. △볼보 △만 △스카니아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등 현실에 존재하는 주요 상용차 제작사의 트럭을 그대로 옮겨온 탓에 실제 트럭 기사가 돼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처음 게임을 구입하면 갈 수 있는 국가가 △독일 △프랑스 △영국 정도로 제한적이지만, 향후 출시된 DLC를 구입하면 동쪽으로는 러시아, 북쪽으로는 노르웨이, 남쪽으로는 이탈리아, 서쪽으로는 포르투갈까지 유럽 전역 대부분을 탐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DLC가 7개가 넘고 조만간 크로아티아·슬로베이나 등 발칸 반도를 다룬 ‘West Balkans’ 팩이 출시될 예정이다.
아직 개발 중인 West Balkans 지역 내 국경 근처 모습 [스팀 캡처]
게임의 기본적인 목적은 정해진 위치까지 트럭을 운전해 시간 내에 배송을 끝마치는 것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는 돈이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다른 업체의 트럭을 빌려서 운전해야 하지만, 향후 자금이 쌓이면 본인의 트럭을 직접 구입해 몰고 다닐 수 있다. 트럭의 가격은 대체로 11만 유로(약 1억 5000만 원)로, 현실의 물가를 대체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핼러윈 사탕 배송 업무를 받는 모습
현실에서 트럭을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신호위반·과속 등 현실에서 불법인 것은 게임 내에서도 불법이므로 벌금을 물게 된다. 차선을 변경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앞뒤의 차와 충돌하는 경우도 잦다. 차량이 충돌하는 등 교통사고가 나면 이에 따른 벌금을 납부하고, 나중에 엔진이나 변속기 등이 손상된 데에 대한 수리 비용도 따로 내야 한다.
벤츠 New Actros 차량이 손상돼 수리 비용을 내는 모습
국가별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낮에도 전조등을 켜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되고, 영국에서는 반드시 좌측으로 주행해야 한다. 국가별로 기름값도 차이가 나는데,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고려해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유가가 매우 비싼 상태다.
덴마크 코펜하겐 근처에서 운전하는 모습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단순 운송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차고지를 늘려 여유 트럭을 사놓고, 고용기관을 통해 트럭 운전사를 고용하는 방식이다. 고용된 사람은 지정된 차고지를 중심으로 플레이어와 같이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데, 처음에는 월급도 낮고 벌어오는 돈도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스킬 레벨이 올라가며 월급과 수익 모두 상승한다.
기자가 고용한 사람이 함부르크에서 파리까지 운송 업무를 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루는 게임인 만큼 현실에서 일어나는 국제적 분쟁이 게임 내 콘텐츠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다. 유로트럭에는 이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서부 지역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고, 향후 ‘Heart of Russia’ DLC 출시를 통해 모스크바 등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며 이 계획이 무기한 중단됐다.
출시가 연기된 러시아의 모습 [스팀 캡처]
제작사인 SCS 소프트웨어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외에도,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는 ‘모드(MOD)’가 활성화된 것도 유로트럭의 커다란 특징 중 하나다. 아직 게임에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아시아 지역까지 지도를 넓힌다든지, 트럭이 아닌 일반 승용차 등을 게임에 추가하는 식이다.
Road to Asia 모드에 등장하는 서울의 모습 [TerraMaps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테라맵스(TerraMaps)’라는 단체에서 만든 모드 ‘Road to Asia’라는 모드를 설치할 경우 이란·우즈베키스탄·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북한에도 가볼 수 있다. 한국에 갈 경우 삼성·LG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 배송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북한에는 스탑 사인이 ‘섯’이라고 되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TruckersMP 내에서 교통 체증이 일어나는 모습 [유튜브 Chris Maximus 캡처]
유로트럭은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게임이지만, 원할 경우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하는 방법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콘보이(Convoy)’라는 기능을 제공해, 최대 8명까지 만나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TruckersMP’라는 모드가 가장 널리 쓰인다. 전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도로에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각종 교통 체증과 사고 등이 이곳에서 일어나고는 한다. 특히 유로트럭 내 교통의 요지로 평가받는 프랑스 칼레와 독일 뒤스부르크에는 포화 현상이 일어나 크고작은 일이 끊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TruckersMP 측은 차량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이곳에 신호등을 설치했다가 이용자들의 반발로 철회하고, 끝내 도시 자체를 확장하는 등 업데이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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