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지니·히메네스' 같은 대체타자 어디 없나?[2022 스토브리그]

정태화 2022. 12. 11. 09: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팀에 합류하기도 전에 벌써 퇴출되는 외국인선수가 나왔다. LG트윈스가 꾸준한 타격과 준수한 수비력을 겸비한 베테랑 타자로 출루 능력도 우수하고 장타력도 갖춘 타자라고 자랑한 아브라함 알몬테다. 그나마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계약 철회가 이루어져 다행스럽다.

LG가 2023시즌 기대를 걸고 영입한 알몬테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계약 철회가 돼 대체타자 물색에 나섰다.[LG트윈스]
KBO 리그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실시한 1998년부터 되돌아봐도 LG는 유독 외국인타자와 인연이 없었다.

LG의 외국인타자는 그야말로 흑역사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LG는 대체 선수까지 포함해 외국인타자로 27명이 다녀갔지만 이 가운데 성공사례는 로베르토 페타지니(2008∼2009년)와 루이스 히메네스(2015∼2017년), 로베르토 라모스(2020∼2021년) 정도뿐이다. 그나마도 온전히 3시즌을 채운 타자가 없다.

2008년 외국인투수 제이미 브라운의 대체로 들어 온 페타지니는 '페타신'이라는 별명으로 LG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준 타자다.

37살이라는 나이에 대체 외인타자로 들어와 첫해 68경기 타율 0.347, 7홈런 35타점을 기록한 2009년에는 115경기 타율 0.332(6위) 26홈런(6위) 100타점(3위)을 기록했다. 정교한 타격에다 클러치 능력이 출중해 LG 타자로는 처음으로 100타점을 넘어섰고 129안타에 113개의 사사구(97볼넷, 9고의볼넷, 7몸맞는볼)로 출루율 0.468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페타지니는 LG 외인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타이틀을 탄 타자로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페타지니를 이야기할때면 LG 팬들은 2009년 4월 10일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홈경기를 빼놓지 않는다.

이날 1회와 4회에 연거푸 삼진으로 물러난 페타지니는 6회와 8회에 선두타자로 나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뒤 4-5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서 5번째 타석에 들어서 두산 마무리 이용찬으로부터 KBO 리그 통산 3번째인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를 터뜨리며 혼자서 6타점을 해결하며 순식간에 LG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런 페타지니도 3년차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이듬해 뒤늦게 2번째 일본프로야구에 뛰어 들었으나 결국 많은 나이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하고 말았다.

LG의 외인타자 성공시대를 연 페타지니는 대체타자로 영입한 타자였다.
LG 성공타자로 히메네스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잭 한나한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해 70경기에서 타율 0.311, 11홈런 46타점을 기록한 뒤 2016년에는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26홈런 10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3년차인 2017년엔 51경기에서 타율 0.276 7홈런 30타점을 기록한 채 부상으로 중도 퇴출되고 말았다.

그런데 히메네스의 대체 외인으로 들어온 제임스 로니는 2군 강등 지시를 무시하고 팀을 무단 이탈하는 어쩌구니없는 사태도 겪었다.

LG 구단 역사상 최다 홈런의 주인공인 라모스도 1년반밖에 버티지 못했다. KBO 리그 입성 첫해 117경기에서 38개의 홈런을 날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2021년 시즌들어서는 허리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시즌 중반 퇴출됐고 대체로 들어온 저스틴 보어도 기대 이하였다.

더욱이 LG가 구단 역사상 최다승을 올린 2022시즌의 외인타자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외국인 첫해 상한액인 100만달러로 리오 루이즈를 영입했으나 중도 방출의 악순환을 되풀이했고 대체로 들어온 로벨 가르시아마저 KBO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가장 중요한 가을야구에는 이름도 올리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고 말았다.

2023시즌에서 LG의 외국인타자는 더없이 중요하다. 4번타자 채은성이 FA로 한화로 이적하면서 중심타선과 1루수에 구멍이 생겼다. 퓨처스 출신 홈런왕이자 LG에서 몇 안되는 오른쪽 거포로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있지만 이제 프로 4년차를 맞는 신인급에 불과해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제대로 된 외인타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1994년 이후 들러리만 서 온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우승 청부사'로 초빙된 염경엽 감독으로서도 사상 처음으로 20-20클럽에 가입한 오지환과 꾸준한 김현수와 함께 팀의 중심타선을 맡아야 할 거포형 외국인타자는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다.

페타지니, 히메네스가 대체타자로 들어와 LG의 성공 외인타자 시대를 열었듯이 알몬테의 대체 타자가 또 다른 성공시대를 열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Copyright © 마니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