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korea] 2002년 ‘4강 신화’ 만큼이나 값진 벤투호의 ‘16강 진출’ (벤투호 결산④)

정지훈 기자 2022. 12. 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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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 월드컵 무대에서 이렇게 주도적인 축구를 보여준 적이 있었을까?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지만 상대를 압도하며 주도적인 축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벤투호의 이번 16강 진출이라는 성과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벤투호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가 벤투호를 결산한다. 짧고, 굵게. [편집자주]


① 제2의 히딩크? 벤투 감독의 리더십, ‘선수 보호+편견 없는 기용’


② ‘5골 중 4골이 K리거’ 조규성-김영권, ’K리그의 힘‘ 증명


③ “함께했던 선수들 중 최고…자랑스럽다” 벤투호의 말말말


④ 2002 월드컵 4강 신화만큼이나 값진 벤투호의 16강 진출


우루과이와 전반전이 끝난 후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박지성 해설위원은 “월드컵 역대 최고의 전반전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역대 월드컵 경기에서 주도적으로 플레이하고, 상대를 이렇게 압도했던 경기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경기력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 2018 러시아 월드컵 3경기를 분석하면서 “본선 3경기에서 대표팀이 볼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고, 경기마다 전술이 바뀌면서 선수들의 역할도 바뀌었다. 발 기술이 좋은 골키퍼, 수비진, 미드필더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공격 전개를 할 수 있다”고 진단했고, 곧바로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 빠른 공수 전환, 조직적인 팀플레이 등을 강조하며 능동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 동안 총 57경기에서 35승 13무 9패 골득실 54골 등을 기록하며 승률 61%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고, 능동적인 축구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A매치에서 브라질 등 수준 높은 선수들과 경쟁할 때는 빌드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판도 있었다. 이에 월드컵 무대에서 벤투호의 능동적인 축구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플랜A'를 버리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어려운 순간이다. 굉장히 뛰어난 팀을 상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기술, 기량, 조직력, 경험 모두 좋은 팀이다. 경쟁력 있는 팀을 상대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경기를 잘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며 좋은 경기를 약속했다.


벤투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스타일을 유지하며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보여준 벤투 감독의 유연한 대처와 전술적인 역량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4년 4개월간 한 결 같은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에게도 믿음을 심어줬다. 과거 대표팀처럼 상황에 따라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축구를 유지하며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줬고,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캡틴’ 손흥민은 “사실 쉽지 않은 자리에서 많은 것들을 이뤄냈는데, 너무나도 잘 해주셨다. 선수들과의 관계도 정말 좋았기 때문에 지난 4년간 감독님께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의 시간은 정말 소중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추구하시는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 많은 분들이 의심을 하셨지만 그래도 결국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니 박수를 쳐주셨다”며 벤투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월드컵 무대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던 송민규 역시 벤투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그는 “우영이형이 한 마디를 하셨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뛰기 위해 훈련장에서 흘렸던 노력과 땀을 잊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하자고 했다. 4년 동안 벤투 감독님의 축구를 의심한 적이 없었고, 잘 될 것이라 믿었다. 모든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목표를 가지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경기를 주도하며 결과까지 만들었던 적이 있었을까? 물론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토탈사커’가 한국식으로 변형돼 4강 신화를 이룩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었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그러나 당시 한국 대표팀은 장기 합숙, 홈 이점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벤투호의 16강 진출이 2002 한일 월드컵의 4강 진출만큼이나 값지게 느껴지고, 한국 축구의 발전에 있어서 또 한 번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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