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주의 응원' 멀리 떨어진 기자석에서도 최고데시벨 111…모로코는 홈에서 뛰고 있다[정다워의 아라비안월드컵]

정다워 2022. 1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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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돌풍은 우연이 아니다.

모로코는 현지시간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11일 자정)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모로코 팬의 열광적인 응원은 경기장을 뒤흔들 만큼 데시벨이 높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주변 환경 자체가 모로코를 더 강하게, 포르투갈을 더 약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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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모로코와 포르투갈 경기에서 골이 나온 직후 소음 정도. 111dB까지 올라갔는데 아쉽게 타이밍을 놓쳐 찍지 못했다. 도하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모로코의 돌풍은 우연이 아니다.

모로코는 현지시간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11일 자정)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대륙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에서 모로코는 압도적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까다로운 F조에서 크로아티아와 무승부를 거뒀고, 벨기에, 캐나다를 이겨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는 모로코처럼 준결승에 올랐다. 16강, 8강에서는 이베리아 반도의 강자들을 물리쳤다. 스페인을 격파한 데 이어 포르투갈까지 무너뜨리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진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만든 새 역사다.

실력이 전부는 아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거의 홈 경기 분위기로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소속이지만 아랍국가다. 아랍어를 공용어로 쓰고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나라다. 덕분에 모로코 국민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여러 팬이 힘을 모아 모로코를 응원하고 있다.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모로코 팬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다.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모로코 응원단.AP연합뉴스
동시에 이번 대회에서 모로코 경기는 가장 시끄럽기로 유명하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명성, 혹은 악명이 높다.

모로코 팬의 열광적인 응원은 경기장을 뒤흔들 만큼 데시벨이 높다. 포르투갈전에서 스마트폰 워치로 소음을 측정해보니 하프타임에도 80데시벨(dB)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경기 중에는 보통 90dB 이상을 유지했고, 전반 42분 유세프 엔 네스리가 결승골을 터뜨린 순간에는 111dB까지 급상승했다. 말 그대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알 투마마 스타디움의 기자석은 응원단과 멀리 떨어져 있다. 가장 시끄러운 지점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기자석에서 측정한 소음도 대단히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는 소음은 9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전차가 통과하는 선로 육교 밑 소음은 약 100㏈, 이어폰을 귀에 꽂고 크게 듣는 소리는 110㏈ 수준이다. 학계에 따르면 100㏈ 정도의 소음에 단시간 노출 시에는 일시적 난청이 올 수 있다. 다른 경기에서도 열정적인 팬을 만나볼 수 있지만 모로코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경기장에서 두 시간을 있다 스타디움 미디어센터에 들어오니 두통이 밀려왔다. 스마트폰 워치를 보니 미디어센터의 소음은 60dB 중반대를 가리켰다.

경기장에 울려퍼진 응원 소리는 제3자에게는 소음일뿐이지만 모로코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용기와 힘이 되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반대로 포르투갈 입장에선 중압감을 느끼고 스트레스 수치를 상승하게 하는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포르투갈은 초반 경기가 잘 안 풀리자 완전히 말려버렸다. 원정경기 같은 분위기 속에서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주변 환경 자체가 모로코를 더 강하게, 포르투갈을 더 약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2002년에 홈 어드밴지티가 경기 내용과 결과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지는 경험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모로코를 보며 압도적인 응원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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