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에 대한 철저하고 냉정한 분석이 변화의 시작이어야 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카타르월드컵을 마친 한국대표팀을 둘러싸고 숱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예상을 깨고 16강에 오른 걸 축하하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손흥민, 조규성, 이강인, 황희찬 등 부상과 피로감, 컨디션 저하에도 극장골을 만들어준 공격수들이 화제가 됐다. 이들을 비롯한 대표선수들은 금의환향했고 대통령실 초대 축하 만찬에도 참석했다.
불편한 내용도 많다. 개인 트레이너들이 대표팀 정식 의무팀과 갈등이 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동시에 일부 트레이너가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혼란이 가중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만찬에서 김건희 여사와 사진을 찍은 조규성은 난데없는 정치 색깔론에 시달렸다. 또 주말에는 손흥민이 안와부상으로 월드컵에 뛰는 게 무리였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출전을 기정사실화해 부친 손웅정씨가 화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드컵에 앞서 “1% 가능성만 있어도 뛰겠다”고 한 손흥민 발언과 기사 내용이 달라 팬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차기 감독에 대한 추측성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들이 후보군을 거론할 수는 있지만 이미 확정된 마냥 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일부 보도에서는 안정환 코치 내정, 국내 감독 선임 등이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보도가 너무 앞서기 때문이다. 월드컵 이후 분위기가 감정적이고 단편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상처만 더해지는 느낌이다.
월드컵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겪은 일을 돌아봐야 한다. 잘한 것은 칭찬받는 게 마땅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는 게 맞다. 제대로 된 칭찬과 비판, 보완을 하려면 철저하고 냉정한 자기 분석과 자성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이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벤투 감독이 잘한 것고 못한 것은 무엇인지, 한국이 월드컵에 보여준 플레이는 어떠했는지 등 말이다. 과거, 현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미래 계획은 세울 수도 없고 세워서도 안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월드컵을 치르면서 한국 경기력 분석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리포트는 있었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앞세워 충분한 분량으로 작성된 자료는 없었다. 유일하게 작성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백서는 준비과정에 집중됐다. 한국이 월드컵을 10회 연속 참가하면서 제대로 된 경기력 분석자료조차 내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협회는 이번부터는 한국 분석자료를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단기적으로 차기 코치진을 누구로 선정하고 중장기적으로 유스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이 돼야 한다. 일본은 ‘2050년 축구 선수 1000만명 확보 및 월드컵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며 ‘일본의 길(Japan’s Way)’ 프로젝트를 2005년 발표했다. 그 프로젝트에는 일본의 장단점 분석, 포지션별 선수 육성 방안, 체력 보완책, 지도자 육성법, 저변 확대 방안, 축구문화 구축 등 다양한 행동지침이 포함됐다. 그걸 바탕으로 일본축구협회, 일본프로축구, 프로구단 등이 하나가 됐다. 한국에 필요한 것도 이런 접근이다.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식 축구는 어떤 것인지, 그걸 이루려면 제도와 유스시스템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숙의가 필요하다. 단기적 대처와 땜질식 처방은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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