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돌풍’ 모로코, 포르투갈 제압… 프랑스도 잉글랜드 잡고 4강행
5경기 1실점 모로코 ‘철벽 수비’로 벨기에·스페인 이어 포르투갈까지 넘어서
15일 잉글랜드 무너뜨린 프랑스와 결승행 맞대결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모로코가 포르투갈마저 무너뜨리고 2022 카타르월드컵 4강에 올랐다.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도 잉글랜드를 무너뜨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모로코와 프랑스는 오는 15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전반 42분 터진 유시프 누사이리(세비야)의 결승골로 포르투갈에 1-0으로 이겼다.
지난 1970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통산 6번째 월드컵에 출전한 모로코가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팀, 나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통칭하는 ‘메나’(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 국가가 4강에 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남미 국가가 아닌 팀이 4강에 진출한 건 2002년 한·일 대회 당시 한국(4위) 이후 20년 만이며,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 3위에 오른 미국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꺾은 모로코는 16강에서 스페인, 8강에서 포르투갈을 각각 잡는 등 유럽 축구 강국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면서 새 역사를 썼다.
반면, 2006년 독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16년 만의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한 채 대회를 마치게 됐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를 두 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채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곤살루 하무스(벤피카)를 선봉에 세웠다.
그러나 모로코가 전반 42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아흐야 아띠야툴라(위다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누사이리가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었다.
0-1로 뒤처진 포르투갈은 후반 6분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하파엘 게헤이루(도르트문트)를 빼고 호날두와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를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호날두는 196번째 대표팀 경기(A매치)에 나서며 쿠웨이트의 바데르 알무타와와 함께 남자 축구선수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기록 공동 1위가 됐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후반 총공세를 펴고도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후반 13분 하무스의 헤딩 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고, 6분 뒤 페르난드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찬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넘겼다. 후반 추가 시간에도 호날두의 오른발 슈팅이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에 막히고, 페프(포르투)의 헤딩마저 무산돼 고개를 떨궜다.
37세인 호날두는 이번 패배로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한 채 눈물 속에 퇴장하게 됐다. 호날두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먼저 라커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잉글랜드 전에서는 프랑스가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인 프랑스는 2회 연속이자 통산 7번째 월드컵 4강에 진입했다. 또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18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세계 정상을 향해 순항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자국에서 개최된 1966년 이후 월드컵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프랑스가 전반 17분 먼저 득점했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패스를 받은 오렐리앵 추아메니가 때린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대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잉글랜드는 후반 9분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추아메니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부카요 사카를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해리 케인이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이 골로 케인은 자신의 A매치 53번째 골을 기록, 웨인 루니와 함께 잉글랜드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가 됐다.
잉글랜드는 활발한 공격으로 역전까지 노렸으나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위기를 넘긴 프랑스가 후반 33분 다시 앞서가는 골을 만들어냈다. 코너킥 후속 상황에서 그리에즈만이 올린 왼쪽 측면 크로스를 지루가 머리로 받아 넣어 대회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지루는 자신이 보유한 프랑스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을 53골로 늘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36분 천금같은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메이슨 마운트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상대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케인이 이번에도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발을 떠난 공은 허무하게 허공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 내내 프랑스의 골문을 지킨 요리스는 통산 143번째 A매치에 출전, 1994∼2008년 142경기에 나섰던 수비수 릴리앙 튀람을 뛰어넘는 프랑스 역대 최다 출전자로 등극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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