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초읽기…방산 사업 시너지 가속화

장하나 2022. 12. 1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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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장 회의 거쳐 산은과 금주 본계약 체결…국내외 인허가 후 유상증자
내년 상반기 인수 마무리…사업구조 재편 마지막 퍼즐 맞춘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이지헌 기자 = 한화그룹이 이번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두 축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PG) [양온하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11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중반에 대우조선 인수 관련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산은이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 절차를 거친 뒤, 대우조선이 한화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한화 측이 주금을 납입하면 매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앞서 한화그룹은 9월 26일 대우조선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 당시 대우조선은 한화그룹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에 투자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른바 '스토킹 호스' 절차에 따라 지분 경쟁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한화 이외에 추가로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없었다.

이에 따라 한화는 10월 중순부터 실사 작업을 벌였다. 지난달 16일부터는 대우조선의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의 현장 실사도 했다.

당사자 참여 보장 요구 대우조선 노조 집회 [대우조선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aman@yna.co.kr

당초 노조가 현장 실사를 막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됐으나, 첫 현장 실사 전날인 지난달 15일 인수단 총괄인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등이 노조와 만나 본계약시 지회 참여 보장, 고용보장 등을 약속하면서 별다른 마찰 없이 실사가 이뤄졌다.

실사 작업은 지난달 말 마무리됐으며 이 과정에서 우발 채무 등의 돌발 변수는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별다른 특이사항은 많이 안 나온 것으로 안다"며 "다만 세부적으로 조율할 사항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시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주 쯤에는 끝내는 게 좋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본계약 체결 마감 시한은 19일이다. 다만 양측 합의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는 있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천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천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천억원) 등 총 6곳이 참여하는데 한화 측은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인수를 중도 포기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6조원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헐값 매각' 논란도 나왔으나, 산은은 "보유한 주식의 매각이 아니라 한화가 대우조선에 대해 2조원 규모의 신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한화그룹은 일단 내년 상반기에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 짓고,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사업은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뉜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로 구축함과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해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동관 부회장을 주축으로 진행 중인 한화그룹 사업구조 재편도 대우조선 인수 마무리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방산과 함께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인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화의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더해져 LNG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 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전경 [촬영 김동민]

다만 이에 앞서 대우조선 정상화는 한화그룹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대우조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12조4천992억원 중 부채가 11조6천5억원이고, 자기자본은 8천986억원(영구채 2조3천억원 포함) 수준이다.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천291%다.

올해 3분기에만 하청업체 파업 등의 여파로 6천2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1천974억원이다.

일각에서는 현 대우조선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아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 등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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