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새싹]⑨ “한국의 제스프리가 될겁니다” 딸기 프랜차이즈 꿈꾸는 박홍희 굿파머스그룹 대표

이민아 기자 2022. 12.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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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평 규모, 국내 최대 딸기 유리온실 운영
‘우공의 딸기 정원’, 하림처럼 수직계열화 꿈꾼다
거점 농장 6개, 프랜차이즈 농장 30~40개 10년 안에 구축
굿파머스그룹의 딸기 재배 회사 '우공의 딸기 정원'에서 생산한 딸기./굿파머스그룹

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딸기 유리온실을 운영하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굿파머스그룹’은 뉴질랜드의 키위 협동조합 ‘제스프리’처럼 성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굿파머스그룹이 생산하는 ‘우공의 딸기 정원’ 브랜드가 붙은 딸기를 믿고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굿파머스그룹은 후배 농업인을 육성하고 우공의 딸기 정원 프랜차이즈 농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10년 내에 권역별 거점 농장은 6개, 거점 농장에 딸린 프랜차이즈 농장을 30~4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박홍희 굿파머스그룹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존재감 있는, 세계 최대의 딸기 생산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하림 김홍국 회장이 40년 전에 병아리 10마리로 창업을 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닭고기 회사로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듯, 딸기로 이를 이뤄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굿파머스그룹은 유리 온실 6000평 외에도 딸기 육묘장 2400평(0.8ha)을 보유하고 있다. 딸기 단일 농장으로는 한국에서 제일 크다. 우공의 딸기 정원 브랜드를 붙여 파는 딸기는 한 해에 150톤씩 생산되고 있다.

박 대표는 KTF, LG전자 등 대기업에서 일하다 40세가 되던 2013년, 아내와 함께 귀농을 결정했다. 귀농 직후 딸기 농사를 배웠고, 2014년도에 농장을 처음으로 지었다. 이후 사업의 규모를 키우며 2017년에 굿파머스그룹을 법인으로 전환하고 딸기 재배 자회사 우공의 딸기 정원을 뒀다.

박홍희 굿파머스그룹 대표

굿파머스그룹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우수 푸드테크 기업인 ‘A벤처스’로 선정됐다. 스마트팜 확산 유공으로 지난 2018년 농식품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다른 업종에서는 20년 전 보편적으로 쓰던 기술들을 농업과 접목해 통합시켰다”며 “가령 농장에서 사용하는 여러 설비들을 네트워크에 연결해서 휴대폰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구축했더니 스마트팜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년에 100회 이상 스마트팜 관련 주제로 강연을 다닌다.

박 대표는 “그만큼 우리 농업이 낙후돼 있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기존에 농업에 종사하던 분들은 마케팅, 상품 기획에 대한 이해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가 IT·제조 대기업에서 했던 홍보, 신사업 기획 등의 역량을 이곳에 접목하자 농업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설 딸기 평균 생산량은 한 해에 10a(약 300평)당 3080㎏ 정도인데, 굿파머스그룹은 같은 면적에서 5590㎏를 생산한다. 딸기에 진심인 박 대표가 “하늘에 의존말고, 딸기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철학으로 농장 환경 조성에 전념한 결과다.

그는 경북농민사관학교 수출용딸기 고설수경재배과정, 경북농업마이스터대학 딸기과정 등을 수료하면서 수년간 딸기를 공부했다.

생산성이 높은 비결에 대해 그는 “재배 매뉴얼을 학습하고 환경을 갖추고 해야할 일을 정상적으로 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게 기본”이라며 “천수답(天水畓)식이 아니라, 매뉴얼대로 해야만 농사는 잘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신 ‘그 해 농사는 하늘이 결정한다’며 결과를 전망해보지 않던 농업 문화에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낸 것을 주된 성과로 꼽았다. 한 해의 딸기 생산량을 딸기를 심는 9월에 이미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 조건의 변화를 근본적으로 예측할 수는 없어도, 영향을 덜 받는 방향으로 농사 환경을 관리할 수는 있다”며 “그 덕에 더 좋은 판로를 개척하고 경영 합리화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 연간 매출을 약 15억원으로 전망한다. 그의 농장은 영업이익률이 평균 15~20%라고 한다. 그는 “하나의 농가로 본다면 엄청난 규모의 매출이지만, 일반 기업의 세계로 눈을 넓혀서 보면 아주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그가 프랜차이즈형 농장 형태를 꿈꾸게 된 것도 이처럼 작고, 영세한 농업 환경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경북 상주 유리온실에서 스마트팜 시스템을 갖추고 수경재배 중인 딸기./굿파머스그룹

박 대표는 지난해부터는 농업 SI(시스템 구축)회사인 ‘씨앗’을 설립해 농업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의 대학 후배이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동문인 그의 아내 곽연미씨가 씨앗의 대표로 있다. 곽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사업기획과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다.

지난 6일에는 팜시스, 웰시스 등의 농장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우성하이텍’과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팜 솔루션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현장 농업인의 재배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그 결과 값을 학습하는 씨앗의 솔루션은 스마트팜의 자동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박홍희 대표는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MBA(경영학) 석사 ▲KTF(現 KT) 과장 (홍보·인터넷사업기획·해외사업) ▲LG전자 부장 (스마트TV 사업기획·운영) ▲경북농민사관학교 수출용딸기 고설수경재배과정 ▲경북농업마이스터대학 딸기과정 ▲품목특화대학(심화) 딸기과정 ▲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농축산분야) ▲대구경북신공항 미래발전 전략수립 워킹그룹 전문위원

[제작지원: 2022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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