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ERA 투수 포기하고 173㎝ 외국인 영입… “키? 공만 잘 던지면 됩니다”

김태우 기자 2022. 12. 1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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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크 맥카티는 작은 체구지만 폭발적인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농구나 배구에 비해 야구는 신장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야구 선수 이전에 운동 선수다. 신체 조건이 운동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른바 ‘사이즈’가 큰 선수를 선호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추세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SSG와 계약을 하며 2023년을 이끌 새 외국인 투수로 낙점된 커크 맥카티(27)는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체구가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프로필에 따르면 맥카티의 신장은 5피트 8인치, 약 173㎝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70㎝대 초반의 투수를 찾기란 굉장히 어렵다. 당장 2022년 KBO리그 등록 선수들의 평균 신장도 182.9㎝에 이른다. 외국인 투수의 체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맥카티는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 사수에 큰 몫을 한 숀 모리만도(30)의 대체 선수 격이다. 모리만도가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팀의 신뢰를 다소 잃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규시즌 성적은 굉장했다. 시즌 12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67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실제 SSG도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전에는 재계약을 생각했다.

모리만도는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6, 피안타율은 0.209로 수준급이었고 12경기에서 무려 10경기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세부 지표도 좋은데다 한국 무대에 적응했다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SSG는 맥카티의 손을 들어줬다. 프런트, 현장 모두 “모리만도보다 더 나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만장일치 판결을 내렸을 정도다.

그렇다면 작은 키가 고민이 되지는 않았을까. 김원형 SSG 감독은 ‘언더 사이즈’에 대한 불안한 시선에 대해 “키는 특별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키가 작은 선수들이 공을 잘 던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공만 잘 던지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은 키는 판단에서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SSG는 맥카티가 작은 체구지만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클리블랜드의 지명을 받은 맥카티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었다. 2021년에는 트리플A에서 24경기 선발로 나가 124이닝을 소화한 경험도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도 13경기 중 2차례의 선발 등판이 있었다. 작은 체구지만 스태미너는 충분히 증명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강한 공을 던진다.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2.5마일(148.8㎞)에 이르렀고, 커터 평균구속도 88.5마일(142.4㎞)이었다. 작은 체구라고 해서 기교에 의존하는 선수가 아닌, KBO리그에서는 오히려 파워피처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힘찬 투구에 공 끝도 좋은 편이다. 팔 스윙이 굉장히 빠른 편인데다 올해 포심패스트볼 분당회전수(RPM)는 2311회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20% 수준이었다. 포심패스트볼 헛스윙 비율도 30.1%로 높은 축에 속했다. 실제 영상을 보면 하이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양상을 읽을 수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12% 더 좋은 수직무브먼트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구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을 내렸고, 공격적인 싸움닭 기질도 합격점을 받았다. 커터 외에도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두루 구사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여러 무기를 가지고 싸울 수 있는 선수고,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 향후 더 발전할 가능성까지 기대를 모은다.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7만5000달러 등 총액 77만5000달러에 계약했지만 클리블랜드에 지불한 이적료까지 합치면 거의 100만 달러를 다 채웠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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