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처럼 살짝 붙은 뼈… 英전문가 “손흥민의 월드컵은 도박이었다”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은 도박이었다.”
손흥민(30·토트넘)이 한국의 16강 진출 꿈을 이끌며 무사히 월드컵 여정을 마쳤지만, 한편에서는 그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충분한 회복 없이 마스크 투혼을 펼친 탓에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9일(현지시각)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프리미어리그(EPL) 부상 사이트를 운영하며 선수들의 부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의학전문가 벤 디너리의 말을 인용해 “손흥민은 무엇보다도 휴식과 회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디너리는 “손흥민의 안와골절 부상 이후 그가 카타르에 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었고,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뛰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은 도박이었지만 비교적 무사히 해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다만 “또 다른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의 복귀와 관련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마스크를 벗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휴식을 취할 기회를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대표팀 주치의였던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도 손흥민의 몸 상태를 언급한 바 있다. 왕 교수는 지난 8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보통 수술 후 2~4주는 마약성 진통제나 강한 약을 사용하는데, 손흥민은 도핑과 약물검사 때문에 수술 당일 마취 중 1회만 사용했다”며 “그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참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수술 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월드컵에 출전한 것을 두고는 “선수의 의지가 너무 강하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강해 말리기가 어려웠다”며 “수술은 다행히 잘 됐다. 이중시(사물이 2개로 보이는 현상) 같은 후유증 없이 회복된 것 같다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간 날 때 안과에 가서 다시 한번 점검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3일 소속팀 경기 중 상대 선수 어깨에 얼굴을 부딪쳐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을 3주 남겨둔 시점으로 대표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수술 일정을 앞당기고 회복에 전념하는 등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마스크를 쓰고 뛴 대회에서 손흥민은 4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고, 포르투갈전에서는 황희찬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마스크를 손에 들고 뛰거나 헤딩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벗으면 안 된다. 수술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뼈가 붙는데 최소 세 달이 걸린다”며 “지금 뼈가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위치고 내가 좋아서, 임무를 알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 마스크를 벗었다”며 “좋아진 게 아니라 여전히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는 거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해야하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서 지난 7일 귀국한 손흥민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토트넘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 리그 대부분은 월드컵으로 인해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26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17라운드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이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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