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피켓팅의 보람… 임영웅, 고척돔 달군 전국투어 피날레
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 대가를 받게 된 날이다. 임영웅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직관의 영광을 안은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지루할 틈 없게 짜인 세트리스트부터 한층 여유로워진 무대 매너까지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 앙코르 공연은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임영웅에게 고척 스카이돔은 타 공연장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매 공연 티켓 파워를 과시 중인 나훈아·장윤정·송가인 등 선배들도 이뤄내지 못한 고척 스카이돔 입성을 트로트 가수 최초로 이뤄냈기 때문이다.
고척 스카이돔은 야구 경기를 위한 관중 입장 시 약 1만 68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바닥에 좌석을 마련하게 될 경우 약 3만 명 입장이 가능한 대형 공연장이다. 대관료·무대 설치 비용도 만만치 않아 K팝 범주 안에서 탑급의 팬덤을 형성한 아티스트들만 입성해왔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가수는 엑소(2015년 10월)다. 이후 방탄소년단·싸이·빅뱅·젝스키스·H.O.T가 차례로 무대를 꾸몄다. 유명 해외 팝 아티스트 브리트니 스피어스·아리아나 그란데·샘 스미스도 고척 스카이돔에서 국내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런 만큼 임영웅 역시 고척 스카이돔 입성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그는 "드디어 기다리던 고척돔에서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 영웅시대(팬덤명)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두터운 팬덤 보유자인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을 얻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서울 앙코르 콘서트 티켓팅 역시 수십 만 명이 몰려 접속 자체가 어려웠다. 미리 온라인 예매처에 접속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예매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서울 앙코르 콘서트는 초고속으로 2회 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티켓팅은 최대 83만 트래픽을 기록하며 전 지역 포함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임영웅의 엄청난 파워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다.
관객들은 열띤 경쟁을 뚫고 고척 스카이돔에 입성한 만큼 3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에도 지친 기색 없이 응원봉을 힘차게 흔들며 임영웅에게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에 보답하듯 임영웅 역시 히트곡은 물론, 부캐릭터 임영광과 함께하는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커버 무대·겨울 캐럴 메들리 등으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임영웅의 앙코르 공연은 남달랐다. 앙코르 콘서트는 기존과 비슷한 세트리스트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영웅은 올해 진행한 전국투어가 떠오르지 않도록 지난달 발매된 더블 싱글 수록곡 '런던 보이(LONDON BOY)'를 오프닝곡으로 배치하는 등 변화에 앞장섰다.
전국투어 당시 화제가 됐던 단편 사극 '아비안도(我備安都)'도 시즌2로 돌아왔다. 1부 끝자락에 공개된 영상은 임영웅 뿐만 아니라 장광·박휘순 등이 특별 출연해 퀄리티를 높였다. 이어 영조 분장으로 등장한 임영웅의 '아비앙또(A bientot)' 무대는 몰입도를 최고조로 떠올랐다.
3부에는 EDM 리믹스 버전의 '히어로(HERO)'가 첫 선을 보였다. 이와 함께 마지막 멘트 전 겨울을 맞아 준비한 임영웅의 겨울 캐럴 메들리는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귀에 익숙한 노래들은 관객들의 떼창을 불러일으켰다.
내년 2월 11~12일 미국 로스 엔젤레스 공연 소식도 깜짝 공개했다. 그는 "LA 보이가 되어 보려고 한다. 해외에 있는 영웅시대를 만나려 한다. 비행기 타고 잘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했다.
엔딩을 앞둔 임영웅은 "5월부터 진행된 전국투어가 딱 219일 되는 날이다. 1년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함께해줘서 감사하다. 덕분에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정말 많은 상을 받게 됐다. 화려한 빛 뒤에는 영웅시대의 노고가 있었다. 트로피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 되겠다"며 영웅시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물고기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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