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잘 버는 부업이 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 시장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2. 12.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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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네카오 비밀병기
웹툰 웹소설 원작 영상화
미디어믹스 활발히 이뤄져
강력 ‘IP빅뱅’ 일어날 조짐

최근 K콘텐츠의 새로운 글로벌 도약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그간 주류였던 영화와 드라마, 음악(K팝)뿐 아니라 게임, 웹툰, 웹소설이 2차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미디어믹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이 종주국인 웹툰 사업의 경우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확장과 수익화에 가장 유리한 분야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콘텐츠 업계에서는 웹툰·웹소설 원작의 작품의 영상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 네이버시리즈 웹소설 작품입니다. 올해 한국에서 방영된 웹소설·웹툰 원작 드라마는 27건에 달합니다. ‘미디어 믹스’란 미디어 산업에서 지식재산권(IP)를 소설, 영화, 만화, 게임, 캐릭터 제품 등 여러 미디어로 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미디어 믹스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웹툰과 게임을 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 만들거나, 인기 웹툰을 게임으로 만드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IP 빅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지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의 ‘웹툰-웹소설-영상IP’의 가치사슬(밸류체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령 한국 웹소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애니메이션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죠. 콘텐츠 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이 종주국인 K웹툰의 경우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화에 용이한 신선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일본의 애니메이션 기술력과 만나 시너지를 만들 경우 제2의 건담, 드래곤볼과 같은 작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네이버웹툰IP 외모지상주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포스터. /사진제공=네이버웹툰
일본 지상파 뚫은 한국 웹툰

콘텐츠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일본의 메이저 방송사인 TV아사히와 함께 네이버의 인기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를 드라마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할리우드 유력 제작사를 인수한 넥슨이 게임IP를 영화의 본산지인 미국에서 영화로 제작하는 식으로 IP확장 전략에 나섰다면,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명가인 일본에서 웹툰 콘텐츠를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만들어 세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셈입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네이버웹툰IP인 ‘외모지상주의(외지주)’가 지난 8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에 공개됐는데요. 대표적인 인기 웹툰인만큼 향후 흥행 추이를 한 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외지주는 네이버 웹툰 대표작으로 역대 네이버 웹툰 누적 조회수 3위에 오른 작품인데요. 이번 애니메이션화를 비롯해 모바일게임, 웹드라마(중국) 등으로 미디어믹스된 바 있습니다.

특히 외지주의 애니메이션화는 네이버웹툰과 글로벌 OTT와의 본격적인 협력으로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 재팬이 제작과 배급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일본어 더빙으로 ‘귀멸의 칼날’ 주연을 맡은 성우 마츠오카 요시츠쿠, ‘기동전사 건담’에서 주연을 맡은 타케우치 ?스케 등 초호화 성우진이 캐스팅됐죠. 넷플릭스의 아시아 권역 애니메이션 사업은 넷플릭스 재팬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만큼 이번 파트너십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이버의 일본 웹툰 사업을 책임지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는 내부적으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연간 2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일본에서 자체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일본 지상파 방송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는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 포스터. /사진제공=네이버웹툰
일본 웹툰 시장 왜 중요할까

한국 웹툰·웹소설 회사들은 특히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2차 창작을 활용하는 웹툰 IP 비즈니스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죠.

그렇다면 왜 일본일까요. 일본이 전 세계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 시장이기 때문인데요. 만화 시장 규모 자체가 큰 데다 디지털 만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만화 왕국’이라는 상징적인 인식이 있죠. 일례로 유럽 웹툰 시장의 거점인 프랑스도 일본 망가(만화)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습니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만화 시장 규모는 4114억엔(약 3조 9504억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분야는 매년 20% 이상 커지는 추세입니다.

사실 일본 시장이 진짜 중요한 다른 이유는 이미 시장이 성숙화한 한국과 달리 일본, 미국, 유럽 등은 초기 단계로 전 세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한국은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이 26%에 달하지만 전 세계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10%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이용자당 평균매출(ARPPU)가장 높은 시장입니다. 웹툰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통 큰’ 소비자가 가장 많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ARPPU(2분기 기준)는 각각 3만5000원, 4만8000원으로 한국(9000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웹툰과 만화의 차이는···IP영상화로 주목받는 웹소설

웹툰과 만화는 다릅니다. 웹툰은 모바일 스크롤에 최적화된 50~60컷의 디지털 만화를 의미하죠. 이미지와 사운드 텍스트를 동시에 활용해 기존 만화보다 짧고 굵은 재미를 추구합니다. 빠른 생산과 유통에 최적화된 포맷입니다. 통상적으로 주 1편씩 연재되는데, 무료로 일부 회차를 보여준 후 유료로 다음 회차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수익화가 이뤄집니다. 콘텐츠에 궁금증 유발 장치를 둬 독자 이탈율이 낮고 댓글을 통한 공유와 소통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을 양분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K웹툰’ 영토를 넓히고 있죠. 미래에셋증권은 ‘모바일 시대 웹툰’ 보고서에서 “국내 시장에서 웹툰은 수익모델 도입에 따라 단순한 관심→트래픽 증가→결제액 증가로 연결됐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유사 현상이 기대돼 한국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에게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엔터업계에선 웹툰을 젊고 트렌디한 주류 콘텐츠로 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웹툰 이용자의 80%가 24세 이하입니다. 웹툰 작가의 경우 평균 연봉이 3억 1000만원(네이버 연재 작가 기준)에 달하는 고소득 직종으로 유망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웹툰 시장에서는 플랫폼이 광고, 유료결제, 지식재산권(IP)판매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작가 등 콘텐츠 제공자에게 지급하죠. 플랫폼의 흥망성쇠가 생태계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웹소설은 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영상화의 길이 넓어지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웹소설이 웹툰을 거쳐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죠. 실제로 종이책 대신 인터넷으로 소비하는 웹소설 시장에 스타 작가가 줄줄이 탄생했습니다. 대형 출판사가 직접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문단 스타 작가들도 웹소설에 도전하면서 관련 생태계가 커졌습니다. “웹소설 작가로 버는 수입이 의사로 버는 수입보다 많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후문입니다.

‘킬러IP’에 주목하는 네카오

플랫폼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과 웹소설을 중심으로 ’킬러 IP‘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3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콘텐츠 자회사 네이버웹툰 등과 함께 지난 2년간 웹툰·웹소설 등 강력한 IP를 사들이면서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죠.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퍼스트에 약 334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지분율 25%)로 올라섰습니다. 또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6500억원), 올해 2월 국내 1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1082억원), 3월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2000억원) 등을 잇달아 인수했죠.

이에 질세라 카카오도 IP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지난해에만 타파스(웹툰), 래디쉬(웹소설), 우시아월드(웹소설)를 인수하며 북미 웹툰 1위로 거듭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인수비용은 1조1450억원에 이릅니다. 올해 5월 합병한 타파스와 래디쉬는 MAU가 420만명, 북미 창작자는 10만명에 달합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선 지금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해 관련 플랫폼과 CP를 공격적으로 사들여 오리지널 IP 1만여 개를 확보했다. 카카오는 인기 웹소설 원작을 웹툰,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하는 시스템인 ’노블코믹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2억회를 돌파한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맞선‘이 노블코믹스를 통해 탄생된 작품입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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