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옷인데 10만원 더 비싸”···아울렛 초특가 덥석 물면 ‘호갱’ [생생유통]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고 하지만 그래도 연말은 연말이다. 커피숍에서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캐롤송이 한동안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연말 느낌을 자극한다. 연말을 맞아 백화점 아울렛 등 대형 유통매장들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중이다. 특히 시즌성이 강한 의류의 경우 최대 70~80%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하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아울렛에서 겨울옷 등 값이 나가는 의류를 구입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최저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최저가가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서울 인근에 위치한 한 대형 브랜드 아울렛에서 겨울옷을 구매한 40대 A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아울렛 매장의 이벤트 코너에서 정가 80만원짜리 구스다운 코트를 70% 할인해 2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달 들어 날씨가 확 추워진 데다, ‘초특가’라는 유혹에 A씨는 “이 정도면 싸게 잘 사는 것”이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옷을 구매했다.
하지만 자신이 ‘호구’였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쇼핑을 마치고 몇 시간 뒤 집에 가서 검색해보니 같은 브랜드와 제품코드의 똑같은 옷이 인터넷에서 15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구매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약 1만원의 적립금까지 감안하면 아울렛에서 10만원이나 더 지불하고 구매한 셈이다.
이와 같은 일은 비단 A씨만의 사례는 아니다. 최근 쇼핑이나 지역 커뮤니티 인터넷카페에는 아울렛에서 초특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싼 줄 알고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경험담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오고 있다.
B씨는 “시어머니의 겨울 외투를 아울렛에서 구매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울렛 가격이 15만원 이상 비쌌다”면서 몇 만원 차이도 아니고 속았다는 생각에 곧바로 구매 취소를 결정했다. C씨도 “아이 겨울옷을 아울렛에서 구매했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인터넷에선 10만원이나 싸게 팔고 있어 너무 화가 났다”면서 다음날 환불했음을 밝혔다.
의류 뿐만 아니라 신발과 가방 등 잡화 역시 마찬가지다. D씨는 “아울렛에서 19만원을 주고 산 구두가 온라인에선 5만원이나 싼 14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면서 “아깝지만 매장에서 신발을 여러개 신어봐서 그냥 서비스값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대형 아울렛 측은 온라인과 판매가격 차이가 큰 문제는 일부 상품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온라인과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대형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통 채널에 같은 가격으로 옷이 납품되더라도 온라인몰에서 10~20% 할인 쿠폰을 뿌리는 등 특별 프로모션이 붙으면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가끔은 온라인몰 업체가 아울렛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확인하고 미끼 상품으로 가격을 더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가격 경쟁력으로는 온라인과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면서 “그래서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 생활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점점 진화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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