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WC 이슈] 대부분 8강 탈락, 4강 겨우 갔더니 미네이랑의 비극… 브라질의 20년 악몽

(베스트 일레븐)

결과론적 해석일 수 있으나, 브라질 축구는 유례없는 무기력감에 빠지고 있다. 분명 FIFA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우승후보 0순위라 거론될 만큼 압도적 전력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8강 문턱을 넘어서기도 쉽지 않았고, 결승에는 아예 가보지도 못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 당시 호나우두·호나우지뉴·히바우두로 이어지는 이른바 3R 트리오를 앞세워 우승한지 벌써 20년이 됐다. 지난 20년간 브라질의 전력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회는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때가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에서는 판타스틱 4(호나우두·호나우지뉴·아드리아누·카카)를 가지고도 우승하지 못했고,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부터 이번 카타르 월드컵까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리빌딩에 성공한 팀을 가졌다는 평을 받았다. 당연히 매번 의욕적으로 우승에 도전했으나 거푸 실패만 맛봤다. 축구가 곧 종교인 브라질 팬들의 욕구불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얘기다.

결과론적 측면에서 지난 20년의 성과를 되짚어보자면, 브라질 축구 역사상 가장 침체기인 시기가 아닐까 싶다. 2006 독일 월드컵 8강,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8강, 그리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 8강이다. 지난 20년간 가장 좋은 성적은 안방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거두었는데 이때 4강에는 갔다. 하지만 당시 4강은 독일에게 1-7이라는 무참한 패배로 끝난 '미네이랑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어 차라리 떠올리지 않는 편이 브라질 팬 처지에서는 정신 건강에 이로울 지경이다.

브라질이 세계 정상급 팀으로 올라섰던 계기인 1958 FIFA 스웨덴 월드컵 이후를 기점으로 살펴도 그렇다. 이렇게 준결승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적은 1982 FIFA 스페인 월드컵부터 1990 FIFA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20년 전에는 유례 없는 황금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1994 FIFA 미국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3회 연속 FIFA 월드컵 결승에 출전했는데, 그때 천운을 몰아 쓴 탓인지는 몰라도 자꾸 결정적인 순간에 미끄러진다.

브라질은 이번 크로아티아전 패배 이후 굉장한 충격에 빠졌다. 치치 감독은 크로아티아전 패배 이후 즉각적인 사임 발표를 했으며, 지난 십수 년간 팀을 지탱해 온 네이마르는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 1980년대 초·중반 세계 최강 전력을 뽐내고도 끝내 월드컵 우승을 못해 비운의 세대로 남아있는 지쿠·소크라치스 세대의 비극을 되풀이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 2002 FIFA 한일 월드컵 이후 브라질의 성적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2006 독일 월드컵 8강 탈락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탈락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 탈락(미네이랑의 비극)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탈락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