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korea] ‘5골 중 4골이 K리거’ 조규성-김영권, ’K리그의 힘‘ 증명 (벤투호 결산②)
[포포투=정지훈] 월드컵 무대에서 이렇게 주도적인 축구를 보여준 적이 있었을까?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지만 상대를 압도하며 주도적인 축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벤투호의 이번 16강 진출이라는 성과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벤투호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가 벤투호를 결산한다. 짧고, 굵게. [편집자주]
① 제2의 히딩크? 벤투 감독의 리더십, ‘선수 보호+편견 없는 기용’
② ‘5골 중 4골이 K리거’ 조규성-김영권, ’K리그의 힘‘ 증명
③ “함께했던 선수들 중 최고…자랑스럽다” 벤투호의 말말말
④ 2002 월드컵 4강 신화만큼이나 위대한 16강 진출, 이유는?
벤투호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총 26명의 선수를 발탁했고, 추가 선수로 오현규까지 27명이 함께 했다. 이중 해외파가 12명이고, K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15명이다. 과거 대표팀과 비교해보면 유럽 또는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이 늘었고,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이강인, 황의조, 이재성, 정우영 등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핵심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K리그의 활약과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벤투호가 기록한 5골 중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무려 4골을 넣었고, K리그의 힘을 증명했다. 가나와 2차전에서 K리그1 득점왕 조규성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멀티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사실 조규성은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국가대표 선수라면 흔한 연령별 대표 경험도 없었고, 2019년 1월 K리그2 소속인 FC안양에서 프로 데뷔했다. 이때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K리그 데뷔 시즌부터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14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조규성을 중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물음표가 따라붙었지만 이제는 느낌표로 바꿨다. 특히 간판 공격수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경기 감각에 문제가 생겼고, 이 틈을 타 조규성이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다. 조규성은 팀 내 최다 득점인 2골은 물론이고, 무려 156번의 압박을 시도하며 자신의 장점인 활동량과 연계플레이 능력을 보여줬다.
기적의 사나이 김영권도 주목해야 한다. 김영권은 2014, 2018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섰다. 특히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독일을 상대로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도하의 기적’ 발판이 됐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승리를 위해서는 전반에 만회골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이때 ‘카잔의 기적’ 주역 김영권이 나섰다. 통쾌한 득점 장면이었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날카롭게 올려 준 것이 호날두의 등을 맞고 흘렀고, 이것을 김영권이 마무리했다. 이후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여기에 김영권은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출전하며 A매치 100경기와 함께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유독 전북 현대 소속 선수들이 많았다. 조규성을 비롯해 김진수, 김문환, 백승호, 송민규가 전북 소속이었고, 특히 김진수, 김문환이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헌신적인 플레이와 넘치는 투혼으로 K리그의 힘을 증명했다. 여기에 백승호는 브라질전에서 후반에 투입돼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고, 영패를 면하게 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나상호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대회전에는 벤투호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선수지만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자신의 장점인 빠른 침투, 왕성한 활동량, 성실한 수비 가담, 뛰어난 연계플레이를 보여주며 비판을 찬사로 바꿨다. 또한, 홍철, 조유민, 권창훈도 출전 기회를 받으며 16강 진출에 기여했고, 조현우, 송범근, 김태환, 윤종규, 송민규는 1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묵묵히 제몫을 해냈다.
유럽 또는 해외 무대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대표팀의 경쟁력이 더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중요성도 여전했고, 4년 뒤 우리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K리그의 질적인 발전이 필수다.
#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26명)
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현대), 송범근(전북 현대)
DF: 김민재(SSC 나폴리),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홍철(대구FC), 김태환(울산 현대), 윤종규(FC서울), 김문환(전북 현대),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MF: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 이재성(마인츠05),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손준호(산둥 타이산),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현대), 권창훈(김천상무), 나상호(FC서울), 이강인(마요르카)
FW: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현대)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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