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울고 아르헨은 웃은 이유, 네이마르는 5번, 메시는 1번이었다 [카타르월드컵]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2. 12. 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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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넣으면 바보라는 페널티킥.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같은 날 엇갈린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 이유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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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넣으면 바보라는 페널티킥. 그러나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쉽게 뱉기 힘든 말이다. 중요한 건 그 압박감과 부담감을 누가 먼저 없애주느냐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같은 날 엇갈린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 이유다.

브라질은 10일(한국시간)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날 뒤이어 열린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8강전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남미 축구의 자존심이자 세계 축구의 강호인 그들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렸다.

브라질 에이스 네이마르는 10일 크로아티아와의 월드컵 8강전에서 득점했지만 패배로 울고 말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에이스이자 페널티킥 전문 키커인 네이마르를 5번째 순번에 뒀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키커가 가장 압박감이 크다. 정신적으로 잘 준비되어야 하는 선수가 서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브라질이 5번째 키커까지 차지도 못한 채 패했다는 것.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첫 번째 키커로 2001년생의 신예 호드리구를 배치했고 그 순간 브라질은 진 것과 같았다. 호드리구는 당연히 실패했고 이어 마르키뉴스까지 실축, 브라질은 무너졌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네이마르와 같은 역할인 리오넬 메시를 가장 먼저 나설 수 있게 했다.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고 또 메시는 그 역할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메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서 성공한 뒤 화려하지 않지만 확실한 임팩트가 있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미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 버질 반 다이크가 실패한 상황이었기에 효과는 더욱 컸다. 결국 네덜란드는 1, 2순번 선수가 모두 실패, 아르헨티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끝내 승자가 됐다.

아르헨티나 에이스 메시는 10일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8강전에서 득점과 승리를 모두 챙겼다. 사진=ⓒAFPBBNews = News1
승부차기는 첫 번째 키커와 마지막 키커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시작과 끝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들로 배치한다. 예를 들어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의 첫 번째 키커로 맏형 황선홍, 마지막 키커로 홍명보를 배치했다. 이것만으로도 처음과 끝 순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시작이 불안하면 마지막까지 가지도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월드컵 토너먼트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가 실축한 일본, 스페인이 모두 탈락했다. 브라질은 이걸 망각했고 네이마르를 가장 먼저 배치하지 않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메시로 기선제압에 성공했으니 분위기를 가져온 것과 마찬가지였다.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명암은 엇갈렸고 이제는 8강 조기 탈락과 4강 진출국이라는 타이틀만 남았다. 승부차기는 단순히 운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결국 그 안에서도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 치치 감독은 그걸 잊었고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알고 있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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