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퇴직하면 월 급여 190만 원…노년은 그래도 일하고 싶다

박예원 2022. 1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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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노(老)동이 온다’ 중에서

'실버 취준생 분투기’

환갑을 넘은 취업 지망생에게 자격증은 장식품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직원이 뜸 들이는 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재빨리 나열했다.

“사실은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전공이 문예창작이라 도서관에서 독서지도나 글쓰기 수업도 할 수 있고요. 옛날에 놀이방을 몇 년 운영해서 아이 돌보미나 방과 후 하원 도우미 일도 할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으로 호스피스를 20년 이상 해와서 환자 돌보는 것도 가능하고요. 미술이랑 문학, 음악, 상담 치료 쪽으로 1급 자격증이 다 있어서 상담 치료도 가능합니다, 솔직히.”

솔직히, 라고 말해놓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화려한 자격증을 열거해놓고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동안 무엇 하느라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냐고 문책을 당할 것만 같았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 먹고사는 걱정 없어 병원으로, 복지관으로 봉사 다닌 게 잘못일까? 혼자가 되어 생계를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내 탓이다.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진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동창생 등이 만나 뭉쳤다는 이들,

<인터뷰> 이관구
“전기, 캐드 자격증 그리고 또 용접 페인트 전산응용 그것도 있고”
<인터뷰> 이재화
“행정사 자격증하고 정보처리와 관련된 자격증 그 다음에 특이한 게 양식. 요리, 양식 자격증도 있고. 그 다음에 코칭을, 가르치는 이런 부분들을 제 적성에 맞기 때문에 신중년 코칭과 관련된 2급 자격증을 땄고요.”
<인터뷰> 김용서
“포크레인 자격증을 땄는데 필요할 거 같아서 한 달 동안 고생해서 따긴 땄어요.”

유행은 빠르게 따라가고,

<인터뷰> 최완규
“요즘은 콘텐츠가 많이 발전돼서 최근에 오징어게임 같은 그런 드라마 같은 걸 볼 수 있는데 부모님 세대는 그런 게 없었지 않습니까.”

건강도 잘 돌보고,

<인터뷰> 이관구
“내가 눈 수술 받았어요. 그리고 이빨도 좀 임플란트도 하고. 그러니까 의욕이 달라져요. 확실히 달라져요.”

퇴직해도 마냥 쉴 생각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용서
“돈이 많든 돈이 적든 안 움직이면 우울증 걸려요. 제 마음은 그거거든요. 싫든 좋든 나가서 움직여야 한다.”

“만 65세를 넘겨서도 계속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내 뒤로 서. 내 뒤로 서면 돼.”
“전부 다 뭉쳐”
“다섯 분 다 일치하는 거예요?”
“그렇죠.”

가슴이 뛰는 대로 시작한 사회생활. 성장하는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주
“현대자동차, 89년도에. 그때 사번이 898063입니다.”

<인터뷰> 김용서
“초창기 휴대폰, 카폰, 옆구리에 차는.. 그 회사 들어가서 전국 도매를 지역을 맡아서 했어요.”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난 지금은 어떨까.

<인터뷰> 김용서
“자유업이에요. 어디 속해 있는 게 아니고, 전화가 오면 세트장 같은 데 철거할 때 집게 차 끌고 가서 세트장 철거하면서 부수고”

<인터뷰> 김동주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게 의류죠. 제가 같이 아내하고 의류를 하게 됐어요.”

퇴직하고도 같은 업종에서 비슷한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재취업의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서
”몇 살이에요? 안 됩니다. 몇 살이에요? 아직 자신감이 있는데 안 돼.“

<인터뷰> 김동주
”스펙은 필요 없지만 건강 상태를 보는 거예요. 그게 나이거든요. 거기서 밀린다는 거예요.“

<인터뷰> 이재화
”면접하는 과정에서도 뭔가 직무와 정말 이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겠느냐 봐야되는데 나이를 따지는 거예요.“

”내가 퇴직을 하면서 제 업무와 유관한 일을 하고 싶어서, 과학수사였기 때문에 용산구청의 감사관 지원을 했죠. 구청장 이런 분들의 나이가 50대예요. 그럼 우리는 60대면 나이 많으신 분이 어리신 분을 모실 수 있겠습니까? 이런 얘기를 해요. 그런 부분들이 되게 좀..“

고령층 근로 현황을 꾸준히 연구해 온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현실적 어려움이 드러납니다.

일하는 고령층 1,500명의 현재 일자리의 근무 형태와 임금을 전 직장과 비교해봤더니, 500만 원 이상 월급을 받는 근로자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생애 가장 긴 기간 일해온 이른바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추적해보니, 퇴직 전 300만 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퇴직 후 190만 원으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60대가 많이 일한다고 해서 잘 산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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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시 : 2022년 12월 6일(화)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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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원 기자 (ai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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