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에서] "문 전 대통령 조사 쉽지 않을 것"…신중론 속 이원석 결단은?

이성식 2022. 12. 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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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여부 '뜨거운 감자'서초동에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 여부입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탄탄한 지지층이 있는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비교할 수 없는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며 "야권 전체에 숨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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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여부 '뜨거운 감자'
이원석 검찰총장 결정할 듯…내부엔 ‘신중론’ 많아
두 가지 시나리오…"소환하면 기소 가능성"
◇ 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여부 '뜨거운 감자'

서초동에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 여부입니다. 검찰은 어제(9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안보실장을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쯤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피격 사망 사실을 은폐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애초 서 전 실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칼끝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사 관계자도 이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로 서 전 실장을 지목했습니다.

◇ 문 전 대통령 입장문 변수…여권 "최종 책임자"


변수로 등장한 건 역설적으로 서 전 실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일 발표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이었습니다.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해경·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입니다. 당시 안보부처들은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와 정황을 분석하여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실을 추정했고, 대통령은 이른바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즉각 "월북으로 몰아간 최종 책임자는 문재인"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향하고 있다는 말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 조사 가능성을 두고 "헌법과 법률을 초월하는 의미의 통치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검찰총장 결정할 듯…내부엔 ‘신중론’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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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여러 전망과는 별개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 여부는 오롯이 이원석 검찰총장이 결정해야 할 사안입니다. 수사팀이 의견을 내겠지만, 결정의 중대성이나 파장 등을 고려하면 결정은 검찰총장의 몫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지난 2일 언론에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께서는 재임 기간 중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수사팀도 충분히 절제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공안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안팎의 전·현직 검사들에게 문 전 대통령의 조사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우선 만장일치로 입을 모으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증거가 문 전 대통령을 향한다면 조사를 하지 않으려 해도 안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관계자들이 "나는 반대했지만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식으로 진술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이 경우에는 수사하지 않으면 오히려 수사팀이 나중에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세한 수사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검찰은 아직 이러한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지점에서는 신중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만약 조사를 강행하면 큰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탄탄한 지지층이 있는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비교할 수 없는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며 "야권 전체에 숨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 두 가지 시나리오…"소환하면 기소 가능성"


서 전 실장을 재판에 넘겼기 때문에 이 총장은 이제 수사의 향후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크게 두 가지 경우의 수로 좁혀집니다.

우선, 서 전 실장을 기소한 뒤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수사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전격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는 사실상 기소를 전제로 한다"며 "반발을 무릅쓰고 소환하고 나서 무혐의 처리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세간에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 수사의 뒤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고 믿는 시선이 많습니다.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검찰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큰 부담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조직의 수장인 이 총장도 당연히 이러한 시선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사안의 특성상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든 거센 정치적인 공방에 휩쓸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대로 가는 수밖에 없겠지요. 이 총장의 결단의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 이성식 기자 mods@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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