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첫 골 유니폼 없는 황희찬, “팬들 기억엔 남았잖아요”

허윤수 기자 2022. 12. 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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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 황희찬의 포르투갈전 결승골 이후 기뻐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스포티비뉴스=상암, 허윤수 기자] 지난 3일 오전 2시를 향해가던 때,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기적을 목격한 이들의 환호가 터졌고 함께 얼싸안았다.

황희찬(26,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후반 추가시간 포르투갈의 골망을 가른 때였다. 이 한 골로 한국은 16강 무대로 향하게 됐고 4년여 간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

7일 오후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황희찬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귀국 첫날 잠시 가족을 만났지만,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그만큼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8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황희찬은 이미 일부 스케줄을 소화한 뒤였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그는 “피곤하긴 하다”면서도 이내 자신을 알아본 팬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많은 사랑과 응원에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국민이자 선수로서 그런 응원을 받고 경기를 뛰어서 정말 자랑스럽다. 감사하다는 마음이 굉장히 크다”라며 월드컵을 돌아봤다.

4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황희찬은 독일을 잡아내고도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그는 “(지난 대회에 비해)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다음 월드컵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거 같아 정말 기쁘다”라고 비교했다.

이어 “나도 4년 전에 형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쌓았고 그때 경험이 이번 월드컵에서 나왔다.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다음 월드컵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소중한 자산이 되길 바랐다.

▲ 황희찬은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에 신음했다. ⓒ대한축구협회

월드컵을 앞두고 황희찬은 부상에 신음했다. 1, 2차전을 모두 건너뛰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벤치에서 대기하다 후반 21분 투입됐다. 이번 대회 첫 출전, 첫 슈팅을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이자 한국의 결승골로 만들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다. 딱 20년이 지나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다. 국민께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더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 동기부여가 됐다.”

▲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경험은 황희찬에게 큰 자산이 됐다.

황희찬에게 월드컵은 환희만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첫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경험했지만, 당시 그는 교체 투입된 뒤 다시 교체 아웃되는 드문 상황을 겪었다. 선수로서 쉽게 아물 수 없는 아픔이었다.

“사실 지난 대회 때는 완전히 막내였다. 경기 준비에 대해 생각을 하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무작정 열심히만 했던 거 같다. 그런 상황이 이젠 다른 선수들에게 더 좋은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경험이 됐다.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많이 배웠고 느꼈다. ‘다음엔 진짜 나를 더 보여주고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게 이번에 조금이라도 나와 기뻤다.”

황희찬의 세리머니도 큰 관심을 받았다.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득점 뒤 유니폼 상의를 벗었던 2018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전을 떠올리게 했다.

▲ 포르투갈전에서 나온 황희찬의 세리머니는 큰 관심을 받았다.

“절대 의도한 게 아니다(웃음). 경기 전부터 세리머니 요청한 지인이 많았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극적인 득점 뒤 비슷한 세리머니를 한다. 자신감과 기쁨의 표현이었다.”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만큼 황희찬의 세리머니는 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손흥민의 얼굴이 황희찬 몸속에 있는 것부터 방송인 유병재 씨도 패러디 행렬에 합류했다. 황희찬도 모든 패러디를 봐서 알고 있었다.

“엄청 많이 뜨고 지인들도 보내줬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너무 재밌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긍정적이고 재밌는 게 많이 나오면 좋을 거 같다.”

▲ 황희찬(울버햄튼)

황희찬은 또 다른 에피소드도 만들었다. 포르투갈에 소속팀 동료가 많았던 황희찬은 유니폼 벌 수를 착각해 모두 교환했다. 월드컵 첫 골을 넣었지만 기념할 실착 유니폼이 없어진 셈이었다.

“다른 유니폼을 챙겨가 다시 교환할 생각도 했고 새로 만들어 달라고 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어쨌든 포르투갈전 골로 많은 기쁨을 드렸고 사랑도 받았다. 내가 골을 넣었다는 건 많은 분이 아시기 때문에 꼭 유니폼이 아니어도 될 것 같다. 많은 팬의 머릿속에 기억되면 훨씬 더 좋을 거 같다.”

<인터뷰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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