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리뷰] 메시 1골 1도움·마르티네즈 선방쇼…아르헨티나 승부차기 끝에 4강 진출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탱고 군단' 아르헨티나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경이로운 활약에 더해,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아스톤 빌라)의 선방쇼에 힘입어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격파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4강 진출하며 결승까지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아르헨티나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전력을 놓고 봤을 때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상대 전적에서도 열세(3승2무4패)였기 때문. 실제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옵타'도 승리할 확률로 44.2%를 예측했다. 절반이 넘지 않은 수치였다.
그리고 전망대로 아르헨티나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메시의 활약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도 막바지에 실점했고, 이후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마르티네즈가 초반 두 차례 연이어 선방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는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12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승리했다.
이날 승리한 아르헨티나는 8년 만에 4강에 진출했고, 월드컵 통산 6번째 준결승 무대(1930·1978·1986·1990·2014·2022)를 밟게 됐다. 이제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을 꺾은 크로아티아와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리오넬 스칼로니(아르헨티나) 감독은 3-5-2 대형을 들고나왔다. 최전방에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가 포진했다.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와 엔조 페르난데스(벤피카),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허리를 지켰다.
마르코스 아쿠냐(세비야)와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좌우 윙백을 책임졌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홋스퍼)가 백 스리를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르티네즈가 꼈다.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감독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3-4-1-2 대형을 꺼내 들었다. 스티븐 베르바인(아약스)과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가 투톱으로 출전했다. 코디 각포(아인트호벤)가 그 뒤를 받쳤다.
달레이 블린트(아약스)와 프렌키 더 용(바르셀로나), 마르텐 드 룬(아탈란타), 덴젤 덤프리스(인터밀란)가 허리를 지켰다. 나단 아케(맨체스터 시티)와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율리엔 팀버(아약스)가 백 스리를 형성했다. 골문은 안드리스 노페르트(헤렌벤)이 지켰다.
경기의 양상은 팽팽하게 전개됐다. 네덜란드가 소유권을 더 가져갔지만, 공격의 순도는 아르헨티나가 더 높았다. 다만 서로 백 스리를 바탕으로 수비에 무게중심을 둔 탓에 슈팅 기회는 많이 잡지 못했다. 문전 앞 쪽에서 한 끗 차이로 아쉬움을 삼켰다.
0의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아르헨티나였다. 전반 35분 메시가 순식간에 수비를 따돌린 후 돌파에 성공하더니 예상치 못한 공간으로 절묘하게 침투 패스를 찔러줬고,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몰리나가 넘어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은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앞선 채 종료됐다.
급해진 네덜란드는 하프타임 때 변화를 택했다. 베르바인과 드 룬이 나오고 스티븐 베르하위스(아약스)와 퇸 코프메이너르스(아탈란타)가 들어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더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더니 격차를 더 벌렸다. 후반 28분 아쿠냐가 박스 안에서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메시가 성공시켰다.
두 골 차 이상 벌어지자 네덜란드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라인을 올려 공격에 집중했다. 그리고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후반 38분 베르하위스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 앞으로 정확하게 연결됐고, 부트 베르호스트(베식타시)가 머리로 돌려놓으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는 등 치열하게 맞붙으며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네덜란드가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코프메이너르스가 슛이 아닌 패스로 모두를 속였고, 베르호스트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체력적으로 지친 데다, 신중하게 경기를 운용하면서 섣부르게 공격하지 않았다. 세트피스 찬스를 살려 슈팅을 때리며 득점을 노렸다. 스칼로니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후반 6분 마르티네스를 빼고 앙헬 디 마리아(유벤투스)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아르헨티나가 총공세에 나섰다. 연장 후반 11분 페르난데스의 슈팅은 굴절되면서 행운의 골로 연결될 뻔했지만, 골문 위로 살짝 넘어갔다.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저먼 페첼라(레알 베티스)의 헤더는 빗나갔다. 3분 뒤에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의 슛이 막혔고, 페르난데스의 회심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서 승부차기로 갔다.
네덜란드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키커에 이어 두 번째 키커까지 희비가 확실하게 엇갈렸다. 반 다이크와 베르하위스가 막혔고, 반면 메시와 레안드로 파레데스(유벤투스)는 가볍게 성공했다.
세 번째 키커는 모두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코프메이너르스,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몬티엘(세비야)가 넣었다. 네 번째 키커에서 네덜란드가 희망을 이어갔다. 베르호스트가 성공시켰고, 아르헨티나는 페르난데스가 실축했다. 운명은 마지막 키커에게 달렸는데, 네덜란드는 루크 데 용(아인트호벤)이 성공했고, 아르헨티나도 라우타로가 성공했다. 결국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사진 = FIF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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