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18장' 자신이 '신'인줄 아는 심판, 메시도 절레절레 [월드컵 이슈]

이재호 기자 2022. 12. 1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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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마치 자기가 신인줄 아는 것 같았다. 그정도로 자신에게 한소리라도 하면 옐로카드를 꺼내들고 달려가서 곧바로 반박하고 제지한다. 자신의 판정이 무조건 옳고 누구라도 한소리하면 엄벌을 내릴 것처럼 구는 안토니오 마테우 라호즈 심판은 권위의식에 빠진 주심이 얼마나 추한지 보여줬다.

월드컵 8강이라는 큰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는 심판으로 인해 경기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던 팬들이다.

ⓒAFPBBNews = News1

아르헨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네덜란드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1골 1도움을 기록했음에도 후반 종료 직전 실점해 2-2로 비겨 연장전으로 갔다. 연장에서 무득점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반 35분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중앙에서 드리블 돌파 후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던 나우엘 몰리나를 보고 킬패스를 넣었다. 몰리나는 골키퍼가 나오자 곧바로 오른발로 밀어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26분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아쿠냐가 왼쪽 박스 안에서 덴젤 둠프리스에게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메시가 키커로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차넣어 개인통산 월드컵 10번째 득점을 해냈다.

이후 네덜란드는 후반 38분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은 얼리 크로스때 교체선수 바우트 베고르스트가 헤딩 만회골을 넣으며 성공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11분 네덜란드는 골대와 약 20m거리의 마지막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슈팅이 아닌 밑으로 깔아차는 패스를 택했고 박스 안에서 베고르스트가 왼발로 잡아놓고 넘어지며 때린 왼발 슈팅이 아르헨티나 골문을 가르며 기적같은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2-2로 정규시간 안에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갔다. 연장전은 거의 아르헨티나가 두들겼지만 끝내 네덜란드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엔조 페르난데즈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까지 맞고 나오며 아르헨티나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끝내 승부차기로 갔다.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였던 주장 버질 반다이크가 찬 것을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정확히 오른쪽으로 날아 선방해냈다. 마르티네즈는 네덜란드 두번째 키커의 공마저 선방해냈다. 아르헨티나는 네번째 키커의 실축에도 두번의 선방 덕에 4-3으로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AFPBBNews = News1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라호즈 심판은 권위주의적 심판의 끝을 보여줬다. 벤치에서 조금만 항의하면 코치든 선수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 한소리했다. 심지어 자신이 경기의 주인인양 벤치사람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앙헬 디마리아는 벤치에 있음에도 따로 불러 경고를 주는 모습도 나왔고 월터 사무엘 코치에겐 항의를 한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줬다.

이외에도 약간만 자신에게 항의하거나 대꾸하면 곧바로 달려가 강압적으로 찍어눌렀다. 더 항의하는 선수는 옐로카드였다. 그러다 보니 전반전에만 양팀 통틀어 무려 5개의 옐로카드가 나왔다. 약간의 불만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리오넬 메시가 전반전 종료 직후 라호즈 심판에게 조용히 따라 얘기할 정도였다. 지나치게 경기를 지배하려 드는 심판에 항의였을 것으로 보인다.

후반 29분에는 아르헨티나 골키퍼 다미안 마르티네즈와 네덜란드 공격수 루크 더용이 충돌했을 때는 지나치게 많은 휘슬을 불고 경기를 길게 중단시키며 또다시 옐로카드 2장 꺼내 들기도 했다. 충돌이 있었던 선수가 아니라 항의한 선수들에게 준 카드였다.

후반 막판에도 양팀은 거의 패싸움처럼 모든 선수들이 뛰쳐나와 항의했다. 결국 이날 경기 정규시간에만 양팀은 통틀어 무려 13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너무 라호즈 심판이 항의를 못하게 하다보니 쌓인 선수들의 울분이 선수들끼리 격화되는 모양새였다.

연장전에도 옐로카드는 끊이질 않았다. 연장전에 3개. 심지어 승부차기 중에도 옐로카드를 줬다. 정리하면 전반전 5개, 후반전 7개, 연장전 3개, 승부차기 3개로 무려 18개의 옐로카드가 나왔다(코치 포함). 네덜란드의 둠프리스는 승부차기 중, 경기 후 옐로카드를 받아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오죽하면 인도의 스포츠스타도 "과연 라호즈는 이 경기 중에 얼마나 많은 옐로카드를 꺼낼까"라고 비판했을 정도.

심판은 경기장 위에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모를 때 가장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하지만 라호즈 심판은 피치 위의 22명의 선수가 아닌 자신이 경기의 주인공이라는 착각에 빠져 경기를 지배하려들었다. 심판의 그런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명백히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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