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서 반려견으로…진화의 흔적, 며느리발톱 [개st상식]

이성훈 2022. 12. 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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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앞발가락은 모두 몇 개일까요? 눈에 보이는 것은 네 개이지만 종아리 부위에 한 개가 더 숨어 있습니다.

며느리발톱은 빠르게 자라는 편이어서 자주 깎아줘야 하는데 정작 개가 달릴 때는 땅에 닿지 않아 쓰임새가 없는 성가신 부위입니다.

며느리발톱은 개들이 야생동물에서 인간의 반려동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퇴화한 신체기관입니다.

개의 조상인 늑대를 비롯해 나무를 타는 고양잇과 동물들도 높은 곳을 오르거나 미끄러운 사냥감을 움켜잡을 때 며느리발톱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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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발톱은 늑대, 고양이 등이 나무나 절벽을 타고 오르는데 사용하는 다섯째 발가락이다. 개는 인간의 반려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며느리발톱이 점차 퇴화했다.


개의 앞발가락은 모두 몇 개일까요? 눈에 보이는 것은 네 개이지만 종아리 부위에 한 개가 더 숨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 발가락 며느리발톱(dew-claws)입니다. 며느리발톱은 빠르게 자라는 편이어서 자주 깎아줘야 하는데 정작 개가 달릴 때는 땅에 닿지 않아 쓰임새가 없는 성가신 부위입니다.

며느리발톱은 개들이 야생동물에서 인간의 반려동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퇴화한 신체기관입니다. 세계 수의사들이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펫엠디(PetMD)에 소개된 며느리발톱의 역할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나무타기에 유용한데…달리기엔 쓸모없어

개의 조상인 늑대들은 마치 고양이처럼 나무를 잘 탑니다. 늑대들은 높은 곳에 올라간 먹이를 사냥하거나 자신보다 강한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나무나 절벽을 타고 올랐죠. 비결은 바로 며느리발톱에 있었습니다.

며느리발톱은 다른 발가락들보다 2㎝가량 높이 달려 있고, 인간의 엄지손가락처럼 크고 강해서 무언가를 움켜쥘 때 유용합니다. 개의 조상인 늑대를 비롯해 나무를 타는 고양잇과 동물들도 높은 곳을 오르거나 미끄러운 사냥감을 움켜잡을 때 며느리발톱을 세웁니다.

늑대는 며느리발톱을 이용해서 나무를 쉽게 오른다.


인류가 수렵채집기에서 농경사회로 넘어가던 1만~4만년 전쯤 일부 늑대가 인간의 반려동물로 정착합니다. 인간이 안전한 보금자리와 충분한 먹이를 제공하므로 개들은 더는 높은 곳에 오를 일이 없어졌죠. 오히려 며느리발톱은 평지를 걸을 때 방해가 됐습니다. 쓰임새가 없어진 며느리발톱은 1~3㎝가량 높은 곳으로 이동하며 퇴화했습니다. 덕분에 개들은 며느리발톱이 걸리는 일 없이 평지를 편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됐죠.

지금도 남아있는 며느리발톱을 잘 사용하는 견종들이 있기는 합니다. 울퉁불퉁한 산악지대를 오르내리는 인명 구조견과 남극이나 알래스카의 미끄러운 빙판을 달려야 하는 썰매견에게 며느리발톱은 주행을 돕는 갈고리 역할을 합니다. 또 리트리버처럼 수영을 좋아하는 견종들은 땅을 짚고 뭍으로 올라올 때 며느리발톱을 유용하게 씁니다.

며느리발톱은 커다랗고 단단한 간식을 먹을 때에도 종종 사용된다.
쓸모없는 며느리발톱, 제거해야 할까

하지만 대도시에서 인간과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대다수 반려견에게 며느리발톱은 쓸모없는데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성가신 기관이기도 합니다. 활동량이 많은 개는 종종 며느리발톱에 염증이 생깁니다.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마모되는 나머지 발톱들과 달리, 며느리발톱은 보호자가 관리하지 않으면 길게 자라서 다른 곳에 걸리거나 부딪혀 다칠 위험성이 큽니다.
동물의 발톱 안에는 혈관이 지나간다. 부상을 피하려면 45도 각도로 얕게 잘라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며느리발톱을 수술로 제거하는 견주들도 종종 있는데 권장하지 않습니다. 며느리발톱에는 발가락뼈와 신경, 근육이 연결돼 있어 잘라내려면 전신마취를 수반한 큰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회복하려면 2주 이상 긴 시간이 걸리며, 개가 걷지 못하도록 운동을 제한하는 등 감수할 것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염, 골절 등 큰 부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면 며느리발톱을 그대로 두라고 조언합니다. 다만 산책 과정에서 아스팔트, 모래 등과 마찰해 닳는 다른 발톱들과 달리, 며느리발톱은 땅에 닿지 않아 금세 자라나는데요. 웃자라지 않도록 자주 깎아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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