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가발 쓰고 앵글 잡고 ‘불법 촬영’…최소 2백여 명 피해
[앵커]
수도권 일대 독서실이나 카페, 화장실 등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을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자동차 열쇠나 라이터 등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카메라를 썼고, 여자 화장실 등을 드나들기 위해 가발까지 착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2백 명이 넘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실내 체육시설 탈의실입니다.
누군가 들어오더니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화장실에서도 비슷한 행동이 목격됩니다.
경찰은 지난 9월, 몰래 설치된 카메라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추적 끝에 2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습니다.
이 남성은 수도권 일대 카페 화장실 등 11곳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그의 집을 압수수색해 여러 증거물들을 확보했습니다.
자동차 열쇠나 라이터 등 카메라로 의심하기조차 어려운 소형 장비들을 썼고, 설치 장소에 드나드는 과정에선 여성용 가발까지 착용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보였습니다.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가 확인된 것만 2백여 명, 경찰은 불법 영상물 350여 점도 압수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심리 상담과 변호사 연계 등 다각적인 지원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찬아/서울 은평경찰서 여성청소년 강력수사팀장 : "영상물이 유출되거나 유포되는 것을 가장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불법 촬영물 추적 시스템을 통해서 삭제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연계해 드렸습니다."]
경찰은 A 씨를 불법촬영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유포된 영상물 등이 더 있는지를 조사 중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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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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