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러시아와 거리두는 인도…푸틴 핵위협에 연례 정상회담 취소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2. 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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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만난 모디 총리(오른쪽)와 푸틴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가 러시아와 22년째 개최해온 연례 정상회담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듭된 핵 위협 속에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9일 블룸버그 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쟁에서 핵무기를 언급하며 위협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연례 정상회담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는 여전히 강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호 관계를 널리 자랑하는 것은 모디 총리에게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와 러시아의 연례 정상회담은 2000년부터 매해 12월께 개최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차례 취소된 것을 제외하고 건너뛴 적은 한번도 없다. 지난해에도 인도 뉴델리에서 대면 회담이 진행됐다. 22년째 계속돼온 연례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것은 올해가 두번째다.

이와 관련해 이번 사안에 정통한 러시아 측 관리도 올해 양국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그는 인도의 결정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부터 확실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당시 SCO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의 이 발언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공동 선언문에도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던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고립된 러시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몇 안 되는 나라로 여겨져 왔다. 러시아와는 냉전 시대부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데다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도 매우 높은 편이라 러시아를 외면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고 원유, 비료 수입 등을 통해 오히려 러시아의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까지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관련 언급이 거듭되는 등 국제 사회의 긴장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꿋꿋하게 러시아를 옹호하던 인도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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