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카타르 월드컵과 강렬했던 韓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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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이 한곳에 모여 축구를 매개로 벌이는 거대한 축제다.
아마도 다시는 없을 '축구' 축제의 추억 속 한국축구가 작게나마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카타르 월드컵을 '직관'한 한국 축구기자로서 매우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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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이 한곳에 모여 축구를 매개로 벌이는 거대한 축제다. 다만, 한창 진행 중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이 때문에 발달하지 못한 카타르 관광·유흥 문화 등으로 축제를 한껏 즐기기에는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는 탓이다.
대신 대회가 계속되며 모두가 축구 그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 경기장에선 유난히 경기에 나서는 양국이 아닌 제삼국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팬들이 많이 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타국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을 것이다. 그렇게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흠뻑 빠진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는 대회를 취재하는 기자들도 마찬가지. 자국 축구팀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이지만 정신없이 펼쳐지는 스타들 경기를 통해 어느새 축구 그 자체에 흠뻑 빠지게 됐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축구에 빠져 모든 경기를 집중해서 보는 월드컵도 이례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축구 그 자체가 주인공인 월드컵에서는 인상적인 경기력만 보이면 그날의 주인공 국가가 될 수 있다. 마침 한국이 그런 경기를 펼쳤다. 한국 경기가 끝난 다음 날 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인 기자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팬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한국이 첫 두 경기에서 1무1패에 그쳤는데도 말이다. 분명 경기를 챙겨 봤다는 뜻이고 그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이 팬들을 매료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극장골’로 16강행이라는 성과까지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투혼이나 일회성 깜짝 전략 등으로 만든 돌풍이 아닌 한국축구 자체 역량을 보여준 선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성과는 제삼국 팬에게도 강렬하게 남을 듯하다.
이제 월드컵이 8강전과 준결승, 결승만 남겨두고 있다. 많은 팬이 자국 팀 탈락과 귀국 후 카타르에서의 시간을 추억하는 중일 것이다. 물론 그 추억의 상당 부분은 축구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아마도 다시는 없을 ‘축구’ 축제의 추억 속 한국축구가 작게나마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카타르 월드컵을 ‘직관’한 한국 축구기자로서 매우 기쁜 일이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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