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뒤 자유의 몸 앞두고 탈출한 ‘삼팔이’...“나 잘 살고 있어요” [Books]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2. 12. 9. 22:45
동물복지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인간이 주는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동물의 심리적 행복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개념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 중요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무분별한 야생동물 섭취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비인도적 사육시설이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물은 평생 인간에게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인간 중심의 역사에서 동물은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했다. 동물의 삶은 인간에 의해 빚어지는 수동적 결과물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인간에게 동물은 자신들이 만든 기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였다.
‘동물권력’은 동물이 인간 지배의 결과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의 삶을 지구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동물 권리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그동안 인간과 동물의 대결 구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동물의 능동성을 독자들이 ‘역지사지’로 깨닫도록 만든다.
이 책이 무엇보다 강조하려는 것은 동물이 기계와 달리 생명을 가진 존재로 행동 가능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 논리는 동물이 인간처럼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린다. 동물을 일방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인간의 생각은 동물이 권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 부각될 수록 틀린 것이 된다.
10여년 전 제주 성산항 가두리에서 탈출한 남방큰돌고래는 동물이 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인식하게 해주는 중요한 사례다.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삼팔이’는 야생 방사 예정일을 한 달 앞두고 그물에 난 구멍을 통해 가두리를 빠져나갔다. 인간의 손을 탄 동물의 탈출에 방사를 준비하던 관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정작 삼팔이는 고향의 바다에서 무리들과 어울리며 가족을 이루고 살았다. 인간이 주도하려던 돌고래 야생 방사가 동물의 의지와 행동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은 동물이 인간과 협력하거나 인간사회에 개입하면서 인간의 역사를 바꾼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권력을 가진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지구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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