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배달이 끌어올렸나…‘뒷목잡는’ 2030 늘었다

박효순 기자 2022. 12. 9. 22: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젊은층 고혈압 환자 25만명 넘어
환자 중 20대, 4년간 44.4% 급증
외식 선호·비만·스트레스 주범
병 인지 잘 못해 치료율 14%뿐
모바일·스마트 기기 등 활용
집에서 아침·저녁 재보며 관리
짠 음식 피하고 규칙적 운동을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의 유병률이 젊은층에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세부터 39세 사이 연령대의 고혈압 진료 인원은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많이 늘어났다. 20대 고혈압 환자의 경우, 2017년 대비 2021년 44.4% 증가했다.

이렇게 20~30대에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짠 음식, 비만, 스트레스가 꼽힌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혜미 교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먹방’ 따라하기와 배달 음식 소비, 외식 위주의 식생활 등이 선호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반면에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운동량 저하에 영향을 미쳐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병원에서 비만으로 진단된 20~30대 환자는 2017년 6340명에서 2021년 1만493명으로 65.5%나 급증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교감신경 활성이나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고혈압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킨다.

스트레스 역시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30대 고혈압 환자들은 학업, 취업과 바쁜 경제활동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와 피로도는 높으면서도 일상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비율도 낮아 문제가 된다.

젊은층에서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최근 대한고혈압학회에서 “20~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17%로 낮고, 치료율 또한 14%밖에 되지 않으며, 지속치료율도 전체연령층 중 20~30대가 가장 낮은 연령층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혈압 측정은 병원에서 재는 것 못지않게 평소 가정에서 꾸준히 재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대병원 김혜미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환자의 혈압을 재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시기에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해야 한다. 혈압은 평소 집에서 하루 2회 정도 아침 기상 후와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각각 1~2회 정도 재보는 것이 좋다. 가정용 전자혈압계가 발전해 비교적 정확성 높은 측정이 이뤄진다. 또한 모바일, 스마트 워치, 블루투스 혈압측정기 등을 활용한 혈압 측정도 젊은이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수단들이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10명 중 6.5명은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지 않고 있어 가정혈압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혈압학회 소속 가정혈압포럼이 전국 30대 이상 고혈압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가정혈압 측정 인식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4.5%는 “아직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은 고혈압 관리에 유용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치료에 대한 적극성, 혈압 조절률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인데도 말이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과다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생선, 견과류를 늘리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짠 음식은 고혈압의 직격탄이나 마찬가지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하면 금상첨화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