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에 밀려나는 취약계층…노후 모텔의 쪽방화

신주현 2022. 12. 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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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대구의 구도심 개발로 쪽방촌이 차츰 사라지면서, 거주민들이 오래된 여관과 같은 숙박업소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거 사각지대에 내몰리지 않게 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구 신암동의 월세방에 사는 주민 20여 명은 일주일 뒤면 한꺼번에 방을 비워줘야 합니다.

새 건물주가 세입자를 모두 내보내고, 건물을 리모델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주변도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한 겨울 길거리로 나앉을 처지입니다.

[김종대/월세방 거주자 : "당장 이 근처에 방도 없고. 여기 월세(가격)에 맞춰서 가는 게 힘들죠."]

[월세방 거주자/음성변조 : "(이달) 10일까지 나가야, 길거리로 나가야 하는데... 정말 죽겠어요. 힘들어서."]

대구에서는 최근 몇년 새 구도심과 노후 주택가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로 주거 취약 계층이 사는 쪽방이 밀집했던 지역입니다.

대구지역 쪽방 건물은 지난 10년 만에 130개에서 절반 정도 줄었는데, 같은 기간 쪽방 거주민은 4분의 1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라진 쪽방 70% 이상이 중구·동구에 집중됐는데, 밀려난 거주민들은 서구나 중구의 오래된 여관이나 모텔 등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기존 쪽방보다 임대료가 비싼데다, 각종 정책 지원에서 소외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큽니다.

[장민철/대구쪽방상담소장 : "쪽방의 유형이나 형태들이 점차 이번에 발견된 여관, 모텔과 같은 유형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 분들을 위한 서비스 체계들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취약 계층들의 거주 공간들이 개발 붐에 떠밀려 변화하고 있는 만큼, 자치단체 차원의 면밀한 실태조사와 지원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CG그래픽:김현정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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