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아동성범죄’ 가해자 찾았지만…검찰 ‘범죄인 인도 불청구’

최혜림 2022. 12. 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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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가상세계 '메타버스' 안에서 여자 어린이가 성적 착취를 당했다는 소식, 올 초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미국에 사는 가해 남성을 찾고도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당국의 수사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D 캐릭터로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가상공간 서비스 '제페토'입니다.

이용자 절반 가량이 미성년자입니다.

11살 김모 양은 올 1월 한 '남성 캐릭터'를 알게 됐는데, 친해진 뒤로부터 부적절한 대화가 날아들었습니다.

'난 그냥 남자친구가 아니라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19살이 되면 결혼한다는 서약서를 쓰자' 뿐만 아니라, 특정 포즈의 사진과 목소리 녹음본까지 보내라고 한 달 가까이 요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캐릭터 주인은 38살 남성이었습니다.

부모가 긴급 차단했지만, 다른 미성년자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피해 아동 가족은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팀은 한국 국적의 미국 거주자임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3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도 취했습니다.

또 검찰에는 '범죄인 인도' 조치를 요청했는데, 지난달 초 법무부가 이를 반려했습니다.

'현재까지 조사한 증거로는 피의자를 구속할 만큼 범죄가 소명됐다고 보기 힘들다, 내년 2월 자진 입국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미국에 있는 피의자를 압수수색할 수도 없는 상황, 경찰은 끝내 '수사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피의자는 버젓하게 카카오톡에 본인의 생일 잔치에 대해 올린다거나... 지금 8살짜리도 (피의자와 대화한 기록이) 있습니다. 걔는 지금 아직도 거기(제페토)서 놀고 있을지 몰라요."]

이번 사건엔 아동청소년법이 적용되고, 죄질과 형량 등이 범죄인 인도 청구 요건에 해당합니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를 엄정 대응하고 끝까지 추적하겠단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 그 원칙이 왜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냐고 피해자 측은 반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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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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