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게시물로 이태원 女희생자 조롱…철없는 사람들 결국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2. 12. 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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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보통신망법위반 男 3명 기소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 보강 수사도
이태원 압사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 가까이 된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남성 3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참사 관련자들을 수사 중인 경찰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보강 수사에 나섰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상현)는 9일 온라인상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 등을 올리며 이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20대 남성 2명과 30대 남성 1명을 정보통신망법위반(음란물 유포)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참사 직후인 10월 30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인터넷에 여성 희생자와 관련한 음란 게시물을 올리고, 참사 현장과 희생자 사진을 게시하며 성적 모욕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희생자의 명예와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유족과 생존자·구조참가자 등에게 깊은 상처를 가한 반인권적 범죄”라며 “사건의 중대성과 피해의 심각성, 2차 피해 확산을 방지할 필요성 등을 고려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 2차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16일에는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남성을 경찰에서 송치받은 지 이틀 만에 재판에 넘긴 바 있다.

한편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오전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송 경정은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사상자를 발생하도록 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이달 1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 경정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법리를 보강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여러 과실범으로 인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 적용을 검토 중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는 피의자의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상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 이때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범죄를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공동 과실로 범죄 결과를 일으켰다고 인정되면 과실이 합쳐져 이들이 참사 원인이 됐다고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유죄 가능성도 커진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도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과실만으로 희생자 158명의 사망 결과에 책임이 있다고 법리를 구성하면 유죄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며 “용산구청과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의 과실책임이 중첩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면 인과관계 입증이 조금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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