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막말 부서장의 ‘직장내 괴롭힘’…녹음부터 하세요!

한겨레 2022. 12. 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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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체불된 임금 390억원과 직장 내 성희롱까지 밝혀냈습니다.

직장 갑질을 상담하다 보면 인간이 얼마나 악랄한지 정나미가 떨어질 때가 많습니다.

폭언, 모욕, 청소 강요, 사적 용무 지시 모두 직장 내 괴롭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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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쩜형의 까칠한 갑질상담소][한겨레S] 쩜형의 까칠한 갑질상담소
갑질백화점, 병원
2017년 12월1일 민주노총 경기도지역본부 경기중부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림대의료원지부 설립총회에서 채수인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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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병원에서 일합니다. 부서장이 직원 뒷담화하고, 직책 말고 이름이나 “야” “너”라고 부르며 하대하고, 환자가 있는데 큰소리로 폭언을 합니다. “어디서 그렇게 배웠어?” “너희 집에서도 그따위로 하냐?” “먼저 사람이 돼야지”라며 모욕을 주기 일쑵니다. 심부름, 청소, 휴가 사용 제한, 환자 유치 강요 등 횡포가 너무 심합니다. 본인 말이 병원장 뜻이랍니다. 규모가 있는 병원인데 고충 처리 담당자도 없는 것 같아요. 부서원들이 모두 힘들어하는데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2022년 11월. 닉네임 프로도)

A. 아이고, 참 힘드시겠어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데, 생각해보니 딱 5년 전 직장갑질119 1호 제보였던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이 떠오릅니다.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장기자랑을 강요한 동영상으로 유명해졌지만, 사실은 선생님 병원처럼 온갖 갑질과 횡포가 심각했죠. 정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체불된 임금 390억원과 직장 내 성희롱까지 밝혀냈습니다.

특히 부서장 갑질 때문에 괴로우시죠? 맞아요. 직장 갑질을 상담하다 보면 인간이 얼마나 악랄한지 정나미가 떨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 갑질 상사가 왜 그런지 아세요? 인성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병원장이 감싸고 돌아서 그래요. 제 말이 병원장 뜻이라고 했다는 건, 병원장이 갑질의 뒷배라는 뜻이죠. 연차휴가나 육아휴직 사용 제한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사용자인 병원장이 처벌받아요.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 위반입니다. 30인 이상 사업장은 고충처리위원을 두지 않으면 벌금에 처하고요. 이것 말고도 병원 불법이 한둘이 아닐 거예요. 한림대성심병원도 그랬거든요.

프로도님, 부서장이 저렇게 날뛰는 건 어쩌면 아무도 덤비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요? 다들 참으니까 기고만장해진 겁니다. 폭언, 모욕, 청소 강요, 사적 용무 지시 모두 직장 내 괴롭힘이에요. 환자들 보는 데서 공공연하게 특정 직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평판을 깎아내리면, 형법상 모욕 또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혼이 나 봐야 남의 귀한 자식 못살게 구는 짓을 멈추겠죠.

그런데 증거가 없다고요? ㅠㅠ 어쩌겠어요. 지금부터 모으면 되죠. 일단 말씀하신 갑질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상세히 적어놓으세요. 그리고 바로 녹음 앱 깔거나 녹음기 사세요. 싸고 성능 좋은 제품 많아요. 상시 녹음하면서 막말이나 갑질했을 때 시간을 적어놓으세요. 녹음기를 선생님 없는 장소에 두고 사용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니까 꼭 몸에 지니고 녹음하세요.

그리고 주변 동료에게 슬쩍 말을 걸어보세요. 프로도님처럼 분노하는 사람 있을 거예요. 조심스레 이야기 나누면서 같이 증거를 모으세요. 선생님 병원은 피해자가 다수라서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 청원을 해서 익명으로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누리집에 근로기준법 위반 증거와 함께 실명으로 신고하면, 노동부에서 살펴보고 병원에 나가 신고자의 신원을 알리지 않고 근로감독을 해요. 한림대성심병원처럼 언론에 알리고 노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엔 신원이 드러날까 두려우시겠지만, 상황을 바꿀 큰 용기를 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직장갑질119에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노동권·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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