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혐의 투자자문사 임원 “김건희 계좌서 주문 낸 적 없다”···그럼 누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투자자문사 임원이 9일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에서 주문을 낸 적 없다”고 증언했다. 재판에선 투자자문사가 관리하지 않은 김 여사의 계좌가 있는 정황 또한 공개됐다. 그간 김 여사 측은 계좌를 투자자문사 등에 맡겨 투자를 일임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라면 해당 계좌에서 주문을 낸 제3의 인물이 있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이날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지난 기일에 이어 투자자문사 임원 민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피고인 측 변호인 측은 민씨에게 김 여사 명의인 미래에셋 증권사 계좌의 주식 매매 기록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해당 계좌의 주식 거래는 HTS((home trading system·가정용 투자 정보 시스템)으로 이뤄졌고, 주문 당시의 IP 주소도 투자자문사의 IP와는 다르다”며 “이 계좌는 투자자문사가 관리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민씨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적 없고, 저희 투자자문사에서 해당 계좌를 관리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또 2010년 11월3일 김 여사의 해당 증권사 계좌에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올 당시, 최은순(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명의 계좌에서도 같은 호가의 대량매도 주문이 나왔다며 이 주문을 직접 냈는지 민씨에게 물었다. 민씨는 “주문을 낸 적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에 동원된 김 여사 명의 계좌 중 일부는 투자자문사나 증권사 직원이 맡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래에셋 증권사 계좌의 경우 현재까지 투자자문사나 증권사 직원 중 그 누구도 맡아서 관리했다는 증언이나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이전 재판에서 2010년 11월1일 민씨와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증권사 직원 김씨가 주식 매매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직후 김 여사의 계좌에서 대량의 주식매도 주문이 나온 기록을 공개했다. 당시 검찰은 “이 거래는 김건희씨가 직접 증권사에 전화해 거래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투자자문사, 증권사 관련자들이 90여 개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본다. 이 계좌들 가운데는 김 여사 명의 계좌들도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돈을 댄 ‘전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 측은 권 회장이나 투자자문사 등에게 투자를 일임했을 뿐 주가조작에 관여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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