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쫓아가 둔기로 때린 30대 남성···법원은 왜 구속영장 기각했나

박하얀 기자 입력 2022. 12. 9. 18:29 수정 2022. 12. 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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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집 앞까지 따라가 고무망치로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한 30대 남성이 구속을 피했다. 법원은 피의자의 범행 인정, 깊은 반성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4일 살인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로 A씨(32)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서 귀가하던 40대 여성 B씨의 머리를 고무망치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골목에서부터 B씨를 따라간 A씨는 B씨가 자택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를 때 범행을 저질렀다.

B씨는 큰길로 도망친 뒤 쓰러졌고, 이를 발견한 시민이 112에 신고했다. 건물 옥상으로 숨은 A씨는 당일 오전 1시쯤 경찰에 붙잡혔다.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며 A씨의 동선, 범행 당시 상황 등을 살피고 있다.

범행 당시 주취 상태였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검거 당일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머리 부분을 가격하는 등 사안 자체는 중하나, 도주 우려가 없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본다”며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 깊이 반성하고 (일정한) 주거나 경력, 가족관계 등을 고려하면 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한 소명이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검찰은 수사를 보완해 조만간 A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B씨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신변 보호 조치를 취했다.

이수연 변호사는 “피해자들에게서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가해자는 내 집 등 정보를 아는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보복 등의 위험을 느끼고 집에서 떨어져 지내거나 이사를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부분을 법원이 더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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