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정서 14년 만에 오셨네”···장애인-UN 진정 요청 통로 생겨

전지현 기자 입력 2022. 12. 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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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본관 앞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한국정부 비준 환영 기자회견’에서 비준 윤종술 한국장애포럼 상임대표,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케이크 커팅식 이후 초를 불고 있다. 전지현 기자

“어제 본회의를 월드컵 경기 보듯 실시간으로 마음 졸이며 지켜봤는데 통과가 되더라.” “14년 만의 선물 같은 소식, 늦었지만 환영이다.”

지난 8일 국회에서 UN 장애인 권리협약(CRPD) 선택의정서가 비준됐다. 선택의정서는 장애인이 국내에서 구제받지 못할 때 국제연합(UN) 장애인 권리위원회에 진정 요청을 할 수 있게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이 UN 장애인 권리협약에 가입한 지 14년 만이다.

9일 국회 본관 앞에서 한국장애포럼·전국장애인부모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 12곳과 지난해 3월 ‘선택의정서 비준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 당사자·장애인 가족·국회의원·활동가들은 “축하한다” “고생 많았다”고 인사를 주고받았다. 현수막에는 “기쁘다 선택의정서 14년 만에 오셨네” “UN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대한민국 비준 환영”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UN장애인권리협약은 교육·건강·근로 등 장애인의 전 생활영역에서의 권익보장을 규정하는 국제조약이다. 한국에선 2008년 12월 국회 비준동의를 거쳐 2009년 1월 발효됐다. 헌법에 따라 체결된 조약으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9일 국회 본관 앞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한국정부 비준 환영 기자회견’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장애인단체 12곳 등이 환호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선택의정서에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에 장애인이 진정 요청을 할 수 있는 ‘개인진정제도’와 위원회가 직권조사를 할 수 있는 ‘직권조사권’이 포함된다. 당사국의 협약 이행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장치이다.

한국 정부는 ‘국내 제도적 준비 및 여러 가지 여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14년째 비준을 미뤄왔다. UN은 2014년 1차 국가보고서 심의 최종의견서에서 선택의정서 비준을 권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선택의정서로 (장애인들이) 먹고 사는 게 당장 나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이번 비준이 (장애인 권리 보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장애인 권리의 국제적 기준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는 수단이 더해진 것”이라고 했다.

장애 인권 활동가·전문가들 개인진정과 직권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동석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가 어떤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법률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회에서 통과한 UN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가입동의안은 정부로 이송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진다. 그 30일 후 선택의정서 가입이 완료되며, 내년 초 발효된다. 한국은 102번째 UN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가입국이 된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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