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파의 진격…尹정부 파워맨 된 '서울대 경제학과 80'

이호기 2022. 12. 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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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들이 잇따라 주요 요직을 꿰차면서 핵심 경제 인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서울대 경제 80학번은 첫 학력고사 세대인 81학번이나 이듬해 입학 정원 확대로 자연스럽게 세가 불어났던 82학번에 눌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이들 서울대 경제 80학번은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맹활약한 81~82학번과 달리 상대적으로 조용한 '학구파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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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 80학번 '전성시대'
박근혜 정부 82학번 대거 기용
文정부 땐 81학번이 주목 받아
尹정부 핵심 경제인맥 '80학번'
학구파로 연구기관 수장 많아
이창용·조동철 KDI 원장 절친
관료 출신으론 윤종원·은성수
금융계선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경제학 통해 세상으로' 모임도

윤석열 정부 들어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들이 잇따라 주요 요직을 꿰차면서 핵심 경제 인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서울대 경제 80학번은 첫 학력고사 세대인 81학번이나 이듬해 입학 정원 확대로 자연스럽게 세가 불어났던 82학번에 눌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주로 운동권과 정치권에서 활발한 사회 참여를 통해 일찍부터 출세한 81~82학번과 달리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각 분야에서 정점에 오른 학자·관료 출신이 많다는 분석이다.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배치하겠다는 이번 정부의 인사 원칙에 따라 이 같은 ‘학구파들의 역주행’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 정부 핵심 경제 인맥으로 부상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17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조동철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인 조 원장은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시경제·국제금융 분야를 전공한 그는 1995년 KDI 연구위원으로 임용돼 지금까지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조 원장의 동기 동창이자 절친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정부 경제팀의 핵심 멤버이자 서울대 경제 80학번 동기 그룹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 총재는 1960년생으로 재수 끝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동기보다 한 살 많지만, 당시 명석한 두뇌로 일찌감치 국내 학계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주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학부 졸업 후 곧바로 미국 하버드대 유학길에 올랐으며 세계적 석학인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의 지도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차문중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주현 산업연구원장,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장,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원장 등 주요 연구기관 수장들도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는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윤 행장과 은 전 위원장은 2013년 각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와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이창용 총재가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7월 첫 내부 공채 출신 은행장에 오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윤희성 행장은 대통령실로부터 행장직 제안을 받고 이미 2017년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은 전 위원장과 수락 여부를 상의할 만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학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다”

이들 서울대 경제 80학번은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맹활약한 81~82학번과 달리 상대적으로 조용한 ‘학구파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정부에선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한승희 전 국세청장, 김희철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정규돈 전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 81학번이 대거 등용됐다. 박근혜 정부에선 강석훈·이혜훈 전 의원 등 82학번에서 고위직이 다수 나왔다.

주현 원장은 “우리 동기들은 학창 시절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 교수가 돼야겠다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며 “자연스럽게 대학이나 연구기관 위주로 직업을 선택하다 보니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연구기관장 회의를 하면 사실상 동기 모임처럼 돼버려 우리끼리도 민망할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별도의 동기 모임도 있다. 경제학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경세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올해 말 오프라인 모임을 할 예정이다. 입학 동기 90명 가운데 꾸준히 참여하는 인원만 40명에 달한다.

윤희성 행장은 “경영학과와 달리 사업에서 성공한 동기가 없고 죄다 월급쟁이들뿐이다 보니 모임 비용도 서로 갹출해서 낸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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