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전기차로 가능? “기술 너머 ‘관점’의 혁신 필요”

김윤주 2022. 12. 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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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
마삼바 티오이 총괄 책임 인터뷰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에서 마삼바 티오이 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UGIH) 총괄 책임이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기다. 새로운 위기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를 고민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이 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UGIH)다. 이 조직의 총괄 책임인 마삼바 티오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기존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만난 티오이는 기후위기 대응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 결의돼 출범한 조직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독일 본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 내에 마련됐다. 티오이는 13년 넘게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서 근무해왔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혁신으로는 흔히 관련 분야의 기술 개발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특정 분야’와 ‘기술’을 넘어서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교통과 관련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가장 쉽게 떠올린다. 그러면 전기차 개발과 보급을 늘리는 게 해결책이 되는데,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전기차가 오가는 공간인 도시를 재설계해 차량 이용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차는 결국 이동 수단일 뿐이니 학교나 직장에 직접 가는 횟수를 줄이고, 온라인을 통한 업무나 수업 등을 더 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관점을 바꾸면 정책이나 재정 운영, 비즈니스 모델까지 고려한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는 최근 잦아지는 폭염으로 인한 냉방 수요 급증에 대한 해결책도 공간에 집중해 찾고 있다. 내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이러한 시각으로 냉방 수요 급증을 해결하는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겠다는 계획이다. 티오이는 “폭염이 심해지면서 더는 에어컨 냉방이 사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하는 것이 됐다”며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면, 에어컨을 덜 사용할 수 있도록 온도를 낮추면 된다. 나무를 심는 등 도시 설계 차원에서 방법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이노베이션허브는 경기 고양시와 협업해 시민들의 소비에 기반을 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고 있다. 보통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행정구역 내 배출 활동에 따라 집계하는데, 더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시민들의 소비에 따른 배출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티오이의 설명이다. 한 고양시민이 고양시 내 마트에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을 샀다면, 그 물건이 마트에 놓이기까지 생산·유통 과정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를 모두 계산해보는 것이다. 티오이는 “국가 내에서나 전 세계적으로나 생산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곳과 실제로 이를 소비하는 곳은 다르다. 이 방식을 통해 실제로 누가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당사국총회 때까지 결과물을 내놓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점 전환을 통한 혁신이 기후위기 대응 목표와 관련 기술, 이에 대한 수요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위기 대응 관련 기술이 현 수준에 머무르면 더 높은 감축 목표를 상상할 수 없고, 목표가 높아지지 않으면 더 나은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지 않습니다. 또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니 기술 발전은 더딘 악순환이 반복되죠. 혁신이 이를 선순환하게 할 수 있습니다.”

샤름엘셰이크/글·사진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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