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철회’ 눈물 흘린 화물연대…정부는 ‘총파업 청구서’ 준비

이혜영 기자 2022. 12. 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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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투표 참여율 저조…61%가 철회 찬성
정부, 강공모드 속 손배소 등 촉각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화물연대가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 복귀를 결정한 12월9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조합원들이 눈물을 닦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의 강공 모드에 동력을 상실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결국 총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업무에 복귀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관련 주요 쟁점을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추후 협상은 물론 손해배상을 비롯한 각종 '청구서' 발송 등에 따라 추가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화물연대 전국 각 지부는 총파업 철회 결정에 따라 해산 절차에 착수했다. 주요 항만 등 거점에 설치된 농성용 천막도 일제히 철거됐고, 조합원들은 속속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달 24일 총파업에 돌입한 지 16일 만이다. 

일부 지부에서는 해단식에서 조합원들이 총파업 철회 결정에 눈물을 흘리거나, 대화를 거부하고 시종일관 압박 카드만 내민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투쟁은 정부의 강경 대응에 차츰 동력을 상실했다. 정부는 이번 총파업을 '명분 없는 귀족노조의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2차 업무개시명령과 각종 보조금·혜택 중단 등 고강도 압박 카드에 조합원들이 동요하면서 단일대오가 흐트러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던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내부 기류가 바뀐 것은 총파업 철회 여부를 놓고 실시한 투표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실시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2만6144명)의 13.7%에 불과한 3575명이다. 이 중 2211명(61.82%)이 파업 종료에 찬성했고, 1343명(37.55%)이 반대했다. 무효표는 21명(0.58%)이었다.

화물연대 부산본부는 별도의 찬반 의사 확인없이 해산 결정을 내리는 등 더 이상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 복귀를 결정한 12월9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파업 문구를 부착한 화물차가 운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등 돌린 노·정, 충돌 불씨 여전

화물연대 측이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정부 및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충돌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여당은 화물연대가 요구한 안전운임제 상시화와 품목 확대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안전운임제 기한을 연장하는 안이 (이날) 국회 교통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으나 이후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는 안을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정부·여당 반발 속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총파업의 출발점이 된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과적 등을 막기 위해 화물 차주에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다. 이를 위반하는 화주에는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이달 31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상시화하고 품목 확대를 요구해왔다. 현행 시멘트·컨테이너 2개 품목에만 적용된 안전운임제를 다른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월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철강ㆍ석유화학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 연합뉴스

당초 당정은 총파업 이전인 지난달 22일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장기간 파업을 하고 산업계 전방위 피해가 확산하자 3년 연장안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완전히 등을 돌렸다. 

화물연대에 대한 배상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정부의 추후 대응 수위도 쟁점이다.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위반자에 대해서는 유가보조금 지원 중단,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제외 등 제재 카드를 꺼냈다. 손해배상 청구를 원하는 기업에는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제안도 거절하며 파업부터 강행해 국민 경제에 수조 원대 손실을 입힌 것 아니냐"며 "일단 '머리띠부터 둘러매자'는 그릇된 관행을 끝내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이어갈 방침을 시사했다.

민주노총은 다음주 중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 공정위 조사 등 사안에 대해 정식 제소하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과 정책 문제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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