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과학용어] ⑦ "어려운 용어 부연설명 여부 판단 기준 세워야"

과학기술, 의학 연구성과를 최전선에서 다루는 연구기관 보도자료 작성자들은 어려운 과학용어를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친절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연설명을 달거나 직역보다는 쉬운 단어를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과학기술 용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KAIST 등 과학기술원 등 연구기관이다. 이곳 소속 연구자들은 새로운 연구성과를 '보도자료'라는 형태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한다.
동아사이언스는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의료기관 29곳에 근무하는 연구성과 보도자료 작성 담당자 45명을 대상으로 '과학·의학기술 연구성과 보도자료 작성에서 전문용어에 대한 고려사항'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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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설명하듯 설명의 '친절함' 갖춰야
"HER2 양성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 삼중요법이 개발됐다."
이 문장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기 앞서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당신은 정상이다. 훌륭한 연구 성과여도 내용이 어렵거나 용어가 어려우면 관련 연구 종사자만 이해할 뿐 일반 국민들은 기사를 다 읽지 못하고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담당자들도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한 응답자는 "연구자들은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쓰는 과정에서 용어가 가진 원래 뜻이 모호해지거나 잘못 전달되는 것을 우려하며 본래 과학용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며 "연구 성과를 홍보하는 담당자로서 그 기준선을 잡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려운 과학용어에 대한 해결책으로 '친절함'을 꼽았다. 부연설명이나 쉬운 용어로 번역해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담당자는 "전문용어에 대한 부연설명은 일반인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부연설명을 추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도 "독자들이 정확한 정의를 궁금해 하면서도 어렵게 설명돼 있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각주를 달거나 최대한 쉬운 용어들로 다시 설명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과학 전문용어는 영어 단어를 그대로 쓰는 경향이 많다는 사실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한 응답자는 "최소한 음차라고 해 영어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고 우리말로 돼 있는 것들도 영어와 한국어 단어 간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같은 맥락으로 '액와'처럼 어려운 한자어 등은 '겨드랑이'처럼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로 대체해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친절한 설명을 위해서는 충분한 소통을 통해 과학자와 대중 간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응답자는 "반복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소통하면서 알기 쉬운 보도자료를 쓰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며 "(연구 성과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려면 어린 학생들에게 설명한다는 느낌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도 "해당 연구분야의 언어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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