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벽 두꺼워지는 '비후성심근증'이 정신질환 위험 높인다

강승지 기자 2022. 12. 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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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심근증이라는 질환을 진단받으면 내과적 원인없이 신체적 이상을 호소하는 정신장애나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2010~2016년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046명과 대조군 1만2138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장애, 신체화 장애) 발생 위험을 4.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대조군보다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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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 연구
진단 후 위험 약 2배 증가…"적절한 때에 진료 중요"
비후성심근증 모식도(=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비후성심근증이라는 질환을 진단받으면 내과적 원인없이 신체적 이상을 호소하는 정신장애나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환자의 좋은 예후를 위해선 비심장성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서울대학교병원의 김형관·박준빈 순환기내과 교수, 윤제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환자와 일반인 1만6000여명을 추적 관찰해 비후성심근증 진단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연간 사망률 1%로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부정맥을 일으켜 급사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비후성심근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에 대처하면서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정확히 연구된 바 없었다. 환자의 정신건강은 약물 순응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이 연관성을 규명해내는 게 중요했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컸다(=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이에 따라 연구팀은 2010~2016년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046명과 대조군 1만2138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장애, 신체화 장애) 발생 위험을 4.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대조군보다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컸다. 전체적인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약 1.71배 증가했다. 기분장애의 경우 1.73배, 불안·스트레스·신체화 장애(내과적 원인 없이 신체적 이상을 반복 호소하는 정신장애)의 경우 1.81배 높아졌다.

환자군의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진단 후 1개월 미만에서 3.1배, 1개월 이상~1년 미만 2.3배 높았다. 1년 이상~3년 미만 시기에는 2.1배, 3년 이상에서는 1.3배 높았다. 진단 직후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1년 동안은 환자를 진료할 때 정신건강 관리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위 집단 분석을 한 결과 진단 시 60세 미만인 경우와 고혈압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대조군보다 발생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관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진료에서는 포괄적인 임상 평가가 필요한데, 내과 진료에서 정신건강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고위험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제연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과적 질환 평가 및 관리의 유용성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까지 이뤄진다면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서울대병원은 다학제 연구를 통해서 규명한 점에 의미를 뒀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분야 국제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박준빈·윤제연 서울대학교병원(제1저자), 김형관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제공.)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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