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거장 장 뒤뷔페···혁신적 예술세계를 만난다

도재기 기자 2022. 12. 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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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 ‘장 뒤뷔페전, 그리고 빌레글레’ 전
뒤뷔페의 삶과 예술세계 보여주는 60여점 등 선보여, 자크 빌레글레 작품도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장 뒤뷔페 작품 등이 선보이고 있는 ‘뒤뷔페전, 그리고 빌레글레’ 전 포스터. 소마미술관 제공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인 장 뒤뷔페(1901~1985)는 현대미술사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다. 기존 예술전통을 거부하고 유럽 미술계에 혁신을 불러온 ‘앵포르멜’(비정형) 작업을 비롯해 ‘콜라주’와 구별하기 위한 작업방식인 ‘아상블라주’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그는 현대의 비주류 예술, ‘아웃사이더 아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정신장애인 등의 작품을 주목한 뒤뷔페는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한 예술이란 의미의 ‘아트(르) 브뤼트’란 용어를 만들었고, 이는 거리 예술을 포함한 ‘아웃사이더 아트’ 개념의 기반이 됐다. 그는 장르를 뛰어넘는 이른바 크로스오버 작업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뒤뷔페는 사실 정규 미술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미술에 관심은 컸지만 가업인 포도주 상을 하다가 40세가 돼서야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요즘으로 치면 비주류 작가인 셈이다. 어쩌면 비주류였기에 그는 기존의 예술전통에 맞서 혁신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인간의 자유롭고 원시적 에너지를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표현해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뒤뷔페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뒤뷔페 전, 그리고 빌레글레’ 전이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장 뒤뷔페의 ‘모나리자’(1948). (C)ADAGP-- Paris/Sacks, Seoul. 소마미술관 제공
장 뒤뷔페. (C)ADAGP--Paris/Sacks,Seoul. 소마미술관 제공

‘뒤뷔페 그리고 빌레글레’ 전에는 ‘장 뒤뷔페 재단’에서 엄선한 회화와 조각, 영상작품 등 주요 작품 67점이 선보인다. 초기작품(뒤뷔페는 전업작가로 나서기 전의 작품은 모두 폐기했기에 초기작품은 40세 이후의 작품을 말한다)부터 말년까지 망라돼 뒤뷔페의 작품활동을 살펴볼 수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뒤뷔페와 20여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예술혼을 교류한 자크 빌레글레(1926~2022)의 작품 35점도 나왔다. 전시 준비를 하던 지난 6월 타계한 빌레글레 작품이 국내에 본격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뒤뷔페의 ‘우를루프’시리즈는 파랑·빨강·흰색·검정 등 극히 제한된 기본 색깔의 자유분방한 선들이 특징으로 그의 미적감각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사람이나 물건, 배경 등 모든 것의 구별이 쉽지 않을 만큼 함께 어우러져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우를루프’는 프랑스어로 ‘소리 지르다’ ‘새가 지저귀다’ ‘늑대’ 등의 단어를 조합한 조어다.

‘쿠쿠바자’는 뒤뷔페가 우를루프 축제, 환상무도회라는 의미로 지은 제목이자 종합예술 프로젝트다. 요즘의 퍼포먼스로 분류되기도 한다. 뉴욕 구겐하임미술관(1973년) 등에서 선보이기도 한 ‘쿠쿠바자’는 회화와 조각, 다양한 재료로 제작한 의상, 무대장치 등으로 구성된 시나리오 없는 무대 예술,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장 뒤뷔페의 전시 포스터를 활용한 자크 빌레글레의 벽보 작품 ‘카르푸 몽마르트르-랑뷔토’(1975년). (C) ADAGP-Paris/SACK, Seoul.소마미술관 제공

아상블라주 기법의 작품들을 비롯해 그의 초기 작품들에서도 기존 예술에의 저항, 새로운 예술의 모색을 갈망한 뒤뷔페의 노력이 엿보인다. 빌레글레의 작품들을 통해서는 빌레글레의 작품세계는 물론 뒤뷔페와 빌레글레의 만남, 두 예술가의 예술적 교류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거리 벽보를 찢어서 자신만의 미적 감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당대의 시대상 등을 보여주며 흥미를 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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