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길다" 끌려간 삼청교육대…탈출했다가 억울한 옥살이까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80년 계엄 포고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보호감호 중 탈출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60대가 재심을 통해 40여 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9일 사회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A(69)씨의 재심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1980년 계엄 포고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보호감호 중 탈출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60대가 재심을 통해 40여 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9일 사회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A(69)씨의 재심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1982년 4월 형이 확정된 이후 40년이라는 억겁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A씨는 재심 청구 끝에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80년 8월 계엄 포고 제13호 발령에 따라 이른바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A씨는 사회보호위원회로부터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며 5년간의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머리가 길고 해병대에서 생긴 팔뚝의 흉터를 이유로 흉악범으로 몰려 다짜고짜 삼청교육대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순화 교육으로 둔갑한 모진 매질과 온갖 폭력, 얼차려를 견뎌야 했다.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뒤 경기도 고양군 송포면 대화리의 한 군부대에 수용돼 감호 생활을 하던 A씨는 1981년 8월 17일 오후 8시 35분께 동료 B씨와 함께 감호시설 철조망을 넘어 탈출했다가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그해 12월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고, 이듬해인 1982년 4월 이 판결이 확정됐다.
A씨를 군사시설에 가두고 보호감호 처분한 근거는 계엄 포고 제13호(불량배 일제 검거)와 구 사회보호법이다.
폭력 사범, 공갈 및 사기사범, 사회풍토 문란사범을 검거한 후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수용하고, 순화교육과 근로봉사 등으로 순화시켜 사회에 복귀하게 한다는 게 당시 포고문 내용이다.
수용시설을 무단이탈하거나 난동·소요 등 불법 행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수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8년 12월 삼청교육의 법적 근거였던 계엄 포고 제13호가 해제 또는 실효되기 전부터 위헌·무효라고 결정하면서, 삼청교육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이에 불법 구금됐다가 수용시설을 탈출한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A씨는 지난 4월 20일 재심을 청구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이 사건 계엄 포고는 애초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라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conany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안무가 모니카, 결혼·임신 동시 발표…"소중한 생명이 찾아와" | 연합뉴스
- 사망사고 내곤 "딸이 운전했다"…운전자 바꿔치기한 60대 | 연합뉴스
- "망자의 마지막 대변인"…시신 4천여구 부검한 법의학자의 고백 | 연합뉴스
- 학교폭력 당한 아들…가해자 신상 적힌 유인물 붙인 아버지 무죄 | 연합뉴스
- 명문대 출신 스포츠선수, 불법촬영 혐의로 검찰 송치 | 연합뉴스
- 홍준표 "명태균 따위 놀아나지 않아…큰 사고 칠 줄 알았다" | 연합뉴스
- 산타 올해도 밤하늘 찾아오시네…성탄절 이브부터 전세계 생중계 | 연합뉴스
- [샷!] 정우성 아들을 '혼외자'라 부르면 차별인가 아닌가 | 연합뉴스
- [모스크바 테트리스] 이태원클라쓰 러시아 팬이 차린 '한강라면집' | 연합뉴스
- 계엄취재 美신문 특파원 "K드라마 같은 상황…현재 3막 초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