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집 사장님의 양다리... “창업은 고깃집이 최고인 이유는...” [사장의 맛]

채제우 기자 입력 2022. 12. 9. 13:36 수정 2022. 12. 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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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마이우F&B 대표 인터뷰
2012년 지하상가 초밥집으로 시작, 고깃집·치킨집 등 연이어 창업
”위기 언제 찾아올지 몰라...업종 다양해야 생존 유리”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상가의 회전초밥집 ‘스시마이우’. 지하에 있는 이 10평 짜리 식당의 월 평균 매출은 1억5000만원이다. 2012년 1호점을 열어 오픈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장사는 여전히 잘 된다. 소문난 맛집이 입점한다는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매장이 있다.

이곳의 사장 이승진(43)씨는 초밥집 외에도 고깃집, 치킨집, 일식집 등 다양한 식당을 운영 중이다. 성공한 사장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업종에 도전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직영점을 늘리거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식이다. 대박난 초밥집 사장이 고깃집을 차린 이유는 뭘까?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고깃집 온유월식당 입구 간판 앞에 이승진 대표가 서있다. 온유월식당은 이 대표의 첫 고깃집 브랜드다. 그는 고깃집 창업을 위해 돼지고기 숙성법 특허를 내기도 했다./오종찬 기자

◇'이윤=매출-비용’...매출 증가 만큼 비용 절감도 중요하다

–초밥집으로 성공했는데, 고깃집을 차린 이유는 뭔가요?

“사업 아이템으로서 초밥집의 한계를 느꼈어요. 초밥은 재료값이 비싼데 폐기량도 많아요. 전문 기술이 필요해 다른 업종에 비해 인건비도 높죠. 실력 있는 주방장이 없으면 장사가 어렵고, 대체 인력도 구하기 쉽지 않아요. 높은 월급으로 잡아둘 수밖에 없는 거죠.”

–고깃집은 운영하기 더 편한가요?

식당 사장한테 장사의 힘든 점을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게 인건비와 구인난이에요. 고깃집은 이 두 가지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초밥집은 인건비가 전체 운영비의 30%지만, 고깃집은 15~18% 정도예요. 게다가 고깃집은 오늘 뽑은 직원도 1시간만 지나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죠. 초밥집 매출이 더 잘 나온다고 해도, 실상은 힘든 거에 비해 남는 게 많지 않은 장사입니다.”

돼지고깃집 온유월식당의 '듀록 목살'. 온유월식당은 1+등급 이상의 원육만 사용한다./마이우애프엔비 제공

–초밥집이 ‘빛 좋은 개살구’처럼 들리네요.

“어디까지나 사업가 입장에서의 생각입니다. 제가 실력 있는 일식 셰프라면 가격을 올려서 마진을 더 남겼을 거예요. 하지만 전 요리사가 아니라 사업가입니다. 저는 평범한 가족, 연인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동네 맛집을 추구해요. 대중은 가격 저항선이 뚜렷하기 때문에, 마진을 높이려면 적정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스시마이우는 월 매출이 1억5000만원인데, 고깃집 온유월식당은 얼마인가요?

“온유월식당 1호점(40평)은 월 매출이 1억2000만원이에요. 매출은 스시마이우보다 적죠. 하지만 스시마이우는 오전 11시쯤 문을 열고, 온유월식당은 오후 3시부터 손님을 받아 사실상 저녁 장사만 해요. 돼지고기라서 생선회보다 재료값이 덜 들고, 인건비도 절반이죠. 마진율을 따지고 보면 고깃집이 초밥집의 2배 수준입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고깃집 '온유월식당'의 간판 앞에 이승진 씨가 고기 원육을 들고 서있다. 온유월식당 1호점은 40평 크기로, 월 매출은 1억2000만원이다./오종찬 기자

◇치솟는 인건비, 줄어드는 근무 일수...’요식업의 위기’

–치킨집, 고급 일식집, 카페 등 업종을 늘리는 이유는 뭔가요?

“저는 창업자 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워요. 제 브랜드만 고수하는 게 아니라, 사업성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택합니다. 현재 제 브랜드 외에도 프랜차이즈 카페 ‘빽다방’, 소고깃집 ‘남영동양문’의 가맹점도 하고 있어요.”

–결국 돈이 되는 걸 한다는 말이죠?

“그렇죠. 위험 분산 목적도 있어요. 요식업은 언제 어떤 이슈가 터질지 몰라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면 돼지고깃집, 조류인플루엔자가 터지면 치킨집이 손님이 끊겨요. 돼지고깃집, 치킨집 프랜차이즈 사장은 난데없이 매출이 반토막 나는 거죠. 저는 업종을 다양화해서,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겁니다.

이승진씨의 치킨집 브랜드 '마틸타 바베큐 치킨'의 로제크림치킨./네이버 캡처

–앞으로도 식당을 계속 늘릴 생각인가요?

“솔직히 회의적이에요. 2012년 장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알바비가 4500원이었는데, 지금 고깃집 알바는 1만4000원은 줘야 해요. 근데 비싼 임금을 감수하면서 일을 많이 시키고 싶어도, 주 52시간을 넘기면 안 되죠. 과거에는 주 6일 근무가 당연했는데, 지금은 주 4일 근무 얘기까지 나와요. 사람 쓰는 서비스 업종은 영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죠.”

–주변에 식당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가 있다면 말릴 건가요?

“저도 올해 9월 ‘스시카세’라는 일식집을 새로 오픈했어요. 매장이 15평 크기인데, 지난 10월 월 매출 3억원을 찍었죠. 앞으로도 사람들은 외식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닐 거예요. 다만, 앞둔 어려움은 분명히 있으니까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첫 식당 창업이라면 사장이 매장을 지키는 걸 추천해요. 현업에 있어야 업계 동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자리 잡을 때까지 한 명의 인건비라도 아끼는 게 큰 도움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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