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의 시론>국민의힘 차기 대표 경선 관전법

2022. 12. 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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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한 법무, 與 대표 출마 어렵지만

국민은 여야 정치권 大변혁 요구

향후 20년 주도 新세력 등장해야

尹, 정부만큼 黨 중요 인식하고

국민의힘 전대 서둘 필요 없어

野 변화 보며 與 지도부 구성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전당대회가 현재 거론되는 대로 2∼3월에 열리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한 장관이 당장 내일 사표를 낸다고 해도 후임자 임명은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할 때 내달 중순을 넘길 것이다. 그렇다고 후임자가 오기도 전에 사표 내고 대표 경선에 뛰어든다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하려면 책임당원이어야 하는데, 당원도 아닌 한 장관은 3월 이전에 자격을 갖추기 어렵다. 비상대책위에서 특별히 자격을 부여할 수 있지만, 불공정 특혜 시비가 나올 것이다. 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를 지휘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장관의 대표 출마는 공정성·객관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데, 대표도 검사 출신이냐, 검찰 공화국이냐는 비판은 야당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안 되는 이유가 이렇게 많은데도, 왜 한 장관의 총선도 아닌 대표 출마설이 계속 나오는 걸까. 왜 그가 보수 진영의 기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것일까. 시대가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도 현 상태로는 안 되겠다고 국민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2024년은 한국 정치에 20년마다 들이닥치는 대변혁의 시기다. 1961년, 1980년, 2002년, 한국 정치는 급변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및 2004년 386 운동권의 국회 대거 진출 이후 20년이 지났다. 진보 진영에서 ‘젊은 386’은 ‘낡은 586’이 돼 퇴출 압력을 받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세 차례 연속 국회의원 공천 실패로 믿을 만한 지도자 군(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때문에 국민은 20년 만에 정치판을 싹 갈아엎을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력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는데, 젊고 똑똑한 한 장관이 등장하자 주목하는 것이다.

향후 20년간 이 나라 정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력은 누가 만들 것인가. 원론적으로는 여야 정치권, 더 나아가 국민 전체의 과제겠지만, 핵심적 역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야 한다. 검찰총장이었던 그가 정치 입문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 자체가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윤 대통령은 보수·중도는 물론 진보를 포함한 정치권 전체를 ‘업그레이드’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향후 정치 일정을 바라봐야 한다.

먼저, 정부 못지않게 당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한 장관이 정부에서 할 일도 많은데 출마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한다. 임기 초에는 당보다 정부가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이 보는 정권의 얼굴은 정부보다 여당일 때가 많다. 당 리더십이 바로 서야 야당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총선도 승리할 수 있고, 윤 정부 개혁 정책과 입법도 완성되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인물이, 새롭게 당을 이끌 때, 국민은 새로운 정치에 동참할 열망을 느낀다. 한 장관의 대표 경선 참여와는 별개로 여당에 새로운 인재들이 수혈되도록 지원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차기 대표 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연말연시에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소환되고 체포·구속 영장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구속되는지, 그런 결과로 야권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등에 따라 여당 리더십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통령 수사도 마찬가지다. 연말연시 윤 대통령 지지율도 변수다. 그래서 2∼3월 조기 전당대회에 너무 구애될 필요도, 후보군을 너무 일찍 한정할 필요도 없다.

셋째, 가장 중요한 승패 요인은 윤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2024년 총선 성격을 묻는 질문에 ‘현 정부 지원, 여당 다수 당선’ 답변이 36%, ‘현 정부 견제, 야당 다수 당선’ 응답이 49%였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이 크다. 구도를 바꾸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윤 대통령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연말까지 40% 지지율 안착을 기대하는 것 같다. 40%를 넘어 50% 가까이 가야 새 여당 지도부와의 원활한 협력도, 새 야당 지도부와의 협치도, 더 나아가 2024년 총선 승리도 가능해진다. 결국, 문제는 한동훈이나 여당이 아니라 윤석열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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