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청춘들의 여행 특별시,단양
단양 하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단어가 ‘팔경’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닌, 진짜 가슴을 떨리게 하는 풍경의 도시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 팔경에 목 메지 말자. 팔경은 아버지 세대가 좋아하는 말이다. 오늘의 세대에게는 팔경을 뛰어넘는 짜릿하고 유쾌한 볼거리 놀거리들이 깔려 있는 곳이 바로 단양이다. 달콤한 청춘들이 녹아 드는 여행 특별시, 단양에 다녀왔다.
한마디로 단양 팔경은 물론 새롭게 뜨고 있는 단양의 새로운 여행지들까지 눈과 가슴에 담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바람 잔잔하고 따뜻한 날씨에는 두산패러마을에 오르는 게 진리인 셈이다. 패러마을의 모든 여행 요소들은 이곳 정상까지 올라온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지만 여기까지 올라와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도 섭섭한 일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혼자 타기도 하는데, 겁 없고 호기심 강한 사람들은 베테랑 교관이 비행하고 본인은 셀카봉으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2인승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하면 된다(간혹 교관이 셀카봉을 대신 들어주기도 한다).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시간은 짜릿한 긴장의 연속이다. 생전 처음 몸을 바람에 맡기고 하늘을 나는 일인데, 어찌 여유롭기만 할까.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안전이 확보된 비행을 통해 자연과 더 편안하게 가까워지는 계기를 주기에 충분하다. 하늘을 날아봤는데, 더 이상 무엇이 나를 두려움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겠는가. 단양 두산마을 패러글라이딩은 남한강변에 살포시 착륙하는 것으로 그날의 체험은 끝. 착륙 모습을 몇 차례 보았는데, 교관이 속도를 조절해 가며 사뿐하게 내려 앉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다. 단양두산마을 패러글라이딩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많은 옵션이 준비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이동, 준비, 비행을 포함 약 한 시간의 시간이 소요되며, 그중 하늘을 나는 시간은 기상 상태에 따라 5~1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1인 11만 원. 체험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주기도 하는데, 촬영 시간에 따라 1만1000원, 2만2000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비행 난이도, 프러포즈, 반려견 동행(소형견에 한함) 등에 따라 비행 시간, 비용에 차이가 발생한다.
패러글라이딩은 소요 시간이 한 시간 정도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이동하고, 전용복으로 갈아입고, 교육을 받으며 연속된 긴장 상태 속에 적지 않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나면 다들 배가 고파온다. 이때 찾아가는 곳이 바로 구경시장이다. 구경시장은 이름이 재미있어서 끌리지만 사실은 어제 먹은 단양 마늘 때문에 찾아가기로 작정을 하고 있던 시장이다. 마늘 하면 떠오르는 지명은 따로 있지만 단양이 맛있는 마늘의 생산지라는 사실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단양 마늘은 의성, 영천, 서산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육쪽마늘이다.
단양 구경시장은 오일장이지만 먹거리 가게가 많기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이 매일 찾아오는 곳이라 맛집도 많아졌고, 그래서 시장 운영도 맛집은 대부분 매일, 나머지는 5일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구경시장의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단양 마늘을 베이스로 만든 닭강정, 순대, 남한강에서 잡는다는 쏘가리매운탕, 올갱이, 흑마늘빵, 단양 마늘 만두, 마늘빵 등이 있다. 우리는 남한강 명물 음식인 쏘가리매운탕을 먹었는데, 단양 마늘을 듬뿍 넣어서 그런가, 매운탕이 맵기도 하지만 살짝 달큰한 느낌이 있어서 과식하게 되었다. 쏘가리매운탕은 양념과 국물 맛도 일품이지만 쏘가리 자체가 살이 오동통하게 쪄서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쏘가리매운탕은 몇몇 유명한 맛집이 있지만, 사실 어느 집에 들어가도 감칠맛 하는 쏘가리의 육질과 칼칼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 보는 단양 읍내 풍경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스카이워크 꼭대기에 오르면 원형 계단 밖으로 튀어나온 투명 바닥 전망대로 나갈 수 있다. 두꺼운 유리 아래로 보이는 남한강의 모습은 다소 아찔한 게 사실이지만 90m 수직 전망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숲과 강이 워낙 깊고 거리가 압도적으로 멀기 때문에 오히려 거리감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스릴과 약간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만천하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가까이로는 단양 읍내, 남한강, 그리고 멀리 소백산 연화봉까지 눈에 넣을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성인 3000원, 청소년, 어린이 2500원이다.
알파인코스터도 인기 놀이 시설이다. 960m의 숲길에 설치되어 있는 모노레일을 시속 40km 속도로 달리는데,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이다. 이용료 1만5000원. 만천하 슬라이드는 미끄럼 장비에 몸을 넣고 264m의 원통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는 아찔한 건식 슬라이드이다. 슬라이드 하면 보통 워터파크에서의 습식을 이용해 온 여행자들에게 만천하 슬라이드는 색다른 미끄럼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놀이기구라 할 수 있다. 이용요금 1만3000원.
단양팔경 도담삼봉 남한강에서 솟아오른 이토록 아름다운 바위와 정자는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 할 한반도의 명승지이다. 강물을 뚫고 올라온 봉우리 가운데 남쪽에 있는 봉우리는 팔봉, 첩봉이라 불리고, 북쪽 봉우리는 처봉, 또는 아들봉이라 불린다. 조선의 개국 공신 정도전이 이곳에 은거하다 도담삼봉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자신의 호를 ‘도담삼봉’의 ‘삼봉’이라 지었다. 관광객이 많아 주차비를 받고 있다.
단양팔경 석문 도담담봉 하류에 있는 기암 괴석이다. 남한강변에 높은 돌기둥이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그 위로 돌다리가 걸쳐져 있는 모습이 무지개 같다.
단양팔경 구담봉 거북이와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아찔한 기암괴석이다. 그 생김새가 거대한 거북이 같아 거북 구 자를 차용해 구봉이라 불렀으나 훗날 남한강과의 조화로움을 감안, 구담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유람선 출발 지점과 멀지 않고 전망이 끝내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등산하는 곳이다.
단양팔경 옥순봉 구담봉과 같은 능선에 위치한 봉우리다. ‘봉우리에 솟아오른 바위들이 워낙 기기묘묘하고 대나무 순이 자유롭게 세상에 나온 것 같다’ 해서 퇴계 이황이 옥순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더 이상 아름다운 충주호 전망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시선을 챙겨주는 곳이다.
단양팔경 상선암 단양의 명물인 강변 트레킹 코스에 붙어 있는 계곡의 바위이다.
단양팔경 중선암 남한강 심산유곡의 첫 번째 경승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불암이라 불리던 넓은 바위를 조선 성종 임재광이라는 관료가 선암이라 부른 뒤 중선암으로 개명되었다.
단양팔경 하선암 ‘삼선구곡을 이루는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로 동글고 커다란 바위를 하선암이라 한다. 하선암에는 3단으로 이루어진 흰 바위가 넓게 마당을 내어주고 그 위에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덩그러니 앉아 있는 형상이 미륵 같다 하여 부처바위(佛岩)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참고 및 발췌자료-단양군청)
이름을 해석해 보자. 수양개는 지금으로부터 약 2만 년 전 단양 지역의 문화 수도 역할을 했던 지역의 이름이다. 옛것이 ‘새로움’으로 다가오려면 최소 2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마블이나 우리나라 판타지 동화에 등장하는 이름들이 수만 년 전 별자리, 숲, 공룡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을 생각하면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수양개라는 단어는 매우 생소한 이름이었다. 지역 이름일까, 사람 이름일까.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은 수양개가 번성했던 시절, 특히 후기 구석기 시대 석기 문화 유적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1983년 충주댐 건설을 위해 단양 지역 일대가 물에 잠기기 전 수몰지역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시작, 이 지역 일대가 댐과 호수가 된 뒤인 2015년까지 이어진 수양개 지역의 유물 연구가 있었는데, 그 결과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복제유물을 포함 5170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 800여 점의 유물이 매일 전시되고 있다.
Info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위치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39 관람 시간 09:00~18:00(마지막 입장 17:00)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휴무 입장료 2000원
수양개 빛터널 & 비밀의 정원 위치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390 관람 시간 16:00~21:50(수양개 빛터널&비밀의 정원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로비를 통해 들어감.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관람 시간 마감 이후에도 빛터널 입구는 개방되어 있음. 빛터널 입장 마감은 21: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9000원(빛 터널과 비밀의 정원 이용 가능), 별도 매표 부스 이용
글 이영근 사진 안동수(다큐PD), 단양군청, 문화재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8호 (22.12.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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