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어마무시한 라인업, 엉뚱한 결과 초래하지 않으려면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2. 9. 11: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가 보여주고 있는 콘텐츠 라인업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시즌1이 종영된 <형사록> 을 필두로 <3인칭복수>에 이어 <커넥트> 가 공개됐는데, 이 세 작품 모두 그간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됐던 K콘텐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도 또 대중성도 뛰어나다.

콘텐츠를 베이스로 세워진 OTT인 디즈니 플러스의 자존심인지는 몰라도, 일반 시청자들에게 이만큼 홍보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미스터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 ‘약한 영웅’은 되는데 ‘3인칭복수’는 잘 안될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가 보여주고 있는 콘텐츠 라인업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시즌1이 종영된 <형사록>을 필두로 <3인칭복수>에 이어 <커넥트>가 공개됐는데, 이 세 작품 모두 그간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됐던 K콘텐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도 또 대중성도 뛰어나다.

게다가 디즈니 플러스가 앞으로 내놓을 작품들이 만만찮다. 최민식이 25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 <카지노>가 라인업 되어 있고 강풀 작가가 직접 대본 작업을 하고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을 캐스팅한 500억 대작 <무빙>은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지창욱 주연의 액션드라마 <최악의 악>, 드라마 <하이에나>로 주목받은 김루리 작가가 쓴 <레이스>가 준비되고 있고, <형사록>과 <사운드트랙>은 모두 시즌2 제작에 들어갔다.

이 정도면 디즈니 플러스의 내년도 야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과연 이러한 야심은 그만한 성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결국 OTT의 경쟁력은 얼마나 독점적인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건 이제 상식적인 일이 되었다. 예를 들어 웨이브가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로 내놓은 <약한 영웅>은 단박에 이 OTT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파괴력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플랫폼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잘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좋은 콘텐츠가 이미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거나 화제가 되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가장 의아하게 여겨지는 건 <형사록>이다. 이 작품은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극을 완전히 장악하며 '미친 연기력'을 보이고 있는 이성민 배우의 강력한 아우라로 대중성이나 작품성 모두에서 빠지는 게 없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좋은 작품에 비해 화제성은 미미했다. 심지어 그런 작품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국내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콘텐츠를 베이스로 세워진 OTT인 디즈니 플러스의 자존심인지는 몰라도, 일반 시청자들에게 이만큼 홍보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미스터리다. 단적으로 만일 <형사록> 같은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이보다 훨씬 파괴력 있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남지 않았을까 싶다.

<3인칭복수> 역시 마찬가지다. <약한 영웅>이 큰 성공을 거두며 이른바 '학원액션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3인칭복수>는 생각보다 국내 반응이 소소하다. 이 작품 역시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와 학원액션물이 더해져 충분히 몰입감을 주는 드라마지만 그만큼 대중들에게 홍보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해외(아시아권)에서도 일부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어째서 국내에는 이토록 소소한 작품처럼 보이게 된 걸까.

이런 문제는 앞으로 디즈니 플러스가 내놓을 일련의 기대작들에 어떤 불안감 같은 걸 드리운다. 콘텐츠는 준비되어 있지만, 제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요즘처럼 콘텐츠 홍수 시대에는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려지지 않으면 묻혀버리기 마련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가진 문제는 그래서 콘텐츠가 아니라 홍보,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보인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다면 디즈니 플러스가 내년 꿈꾸는 야심이 엉뚱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그건 K콘텐츠의 막대한 손실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디즈니 플러스]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